‘퇴근 후 숙소 대기’라는 지침을 어기고 서울 이태원 클럽에 갔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군 간부가 2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과 접촉해 추가 감염된 인원은 1명에 그쳤지만 76일간 통제됐던 장병들의 휴가가 재개된 직후 발생했다는 점에서 비난 여론이 거세다.
국방부에 따르면 9일 오전 10시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3명이다. 이태원 클럽에 직접 방문했다가 감염된 인원은 2명으로 이들 모두 군 간부다. 이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어기고 이태원 클럽에 방문했다가 감염됐다.
서울 용사에 있는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 근무지원중대에 소속된 A하사는 지난 1일 밤부터 다음날인 2일 새벽 사이 용인 66번 확진자가 방문한 이태원 모 클럽에 갔다가 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육군본부 직할의 육군중앙보충대대 소속 장교도 지난 1일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다가 8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또 다른 확진자는 서울 용산에 있는 국방부 직할부대 소속 병사로 사이버사 A하사와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가 8일 사이버사 하사 관련 접촉자 103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과정에서 감염사실이 확인됐다. 나머지 102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태원 클럽에 갔다가 확진 판정을 받은 군 간부들은 퇴근 후 숙소 대기가 원칙인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어겨 군의 기강해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지난 2월 22일부터 휴가가 전면 통제됐다가 76일 만인 지난 8일 해제된 직후 발생했다는 점에서도 우려와 비난이 쏟아졌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솔선수범해서 지침을 지켜야 하는 간부들 때문에 애꿎은 병사들만 고생한다” “군대 보낸 아들, 코로나 때문에 얼굴 한 번도 못 봤는데 또다시 통제되면 어쩌냐” “해당 간부들은 제대시켜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두 간부의 치료가 끝나는 대로 지침을 어기고 클럽에 방문한 것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는 해당 간부가 방문한 청사 별관과 육군회관, 숙소 등을 잠정 폐쇄하고 소독 작업을 벌였다. 휴가 중 다중밀집시설 이용을 자제하고 부대 복귀 3일 전부터 발열 등 특이사항을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