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제한 풀린 날 확진 받은 육군 하사…클럽 감염으로 드러난 ‘지침 위반’

입력 2020-05-09 08:08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자 중 사이버사령부 소속 하사가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공교롭게도 해당 하사가 확진을 받은 날은 76일간 유지해온 장병들의 외출과 휴가 제한 조치가 전격 해제한 날이다. 더욱이 이 하사가 이태원 클럽발 감염자로 확인되면서 ‘퇴근 뒤 자택대기’라는 지침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8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국방부 별관에 있는 사이버사령부 근무지원중대 소속 A하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 군 역학조사반과 용산보건소가 공동으로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A하사는 지난 1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 사이 용인 66번 환자가 방문한 이태원 클럽을 찾았다. A하사는 그와 직접 대면 접촉은 없었지만 동선이 겹친다는 이유로 접촉자로 분류됐다. 군 당국은 지난 7일 이같은 사실을 통보 받고 진단 검사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

A하사는 증상이 나타난 지난 5일과 다음날 6일 병원에 방문한 뒤 출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병원에선 코로나19 검사를 권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하사는 사이버사 건물이 아닌 별도의 근무지원중대 건물에서 근무했다. 그러나 클럽 방문 후 별관 건물에 한 차례 출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접촉자가 다수인 것으로 추정, 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군은 역학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이버사 건물에 근무하는 인력들을 현 위치에서 대기하도록 했다. 이미 출근한 인원은 건물에 격리됐고 출근하지 않은 인원은 자택에서 대기 중이다. A하사가 방문한 육군회관과 숙소인 국방레스텔도 통제됐다.

A하사가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내려졌던 ‘퇴근 후 숙소 대기’라는 지침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추후 징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공교롭게도 장병 외출과 휴가 제한 조치가 전격 해제된 당일 군 안에서 신규 확진자가 나와 비난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국방부는 일단 다시 휴가나 외출을 제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2월 22일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군 장병 휴가·외출 등을 금지했었다. 지난 5일 군 내 마지막 확진자가 퇴원하면서 코로나19 환자가 0명이 됐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