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구두 친서를 보낸데 이어 이번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도 제2차 세계대전과 관련한 축전을 보냈다. 북한은 북미교착 장기화 상황에서 코로나19 진정 국면에 대비해 주변국과의 관계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5주년 기념일을 맞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축하 전문을 보냈다고 9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축전에서 “러시아 인민은 인류의 운명을 위협하던 파시즘을 격멸하는 정의의 대전에서 위대한 승리를 이룩함으로써 조국을 수호하고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지켜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오늘 조로(북러)관계는 공동의 원수를 반대하는 성전에서 전우의 정으로 맺어진 친선의 고귀한 전통을 이어 부닥치는 온갖 도전과 시련을 이겨내면서 두 나라 인민들의 지향과 염원에 맞게 더욱 발전하고 있다”고 한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해 “당신과 러시아 인민이 (방역과 관련해) 반드시 승리를 거두게 되기를 충심으로 축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집권 후 지난해 4월 그가 처음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것을 계기로 비핵화와 대미 협상 등 외교 전반에서 협력을 강화하며 관계를 복원하고 있다. 이날 축전도 그 연장선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앞서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구두 친서를 보내 코로나19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습근평 동지에게 중국이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사업에서 성과를 이룩하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구두친서를 보내시였다”며 “총서기 동지가 중국당과 인민을 영도하여 전대미문의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확고히 승기를 잡고 전반적 국면을 전략적으로, 전술적으로 관리해나가고있는 데 대하여 높이 평가하시면서 축하하시였다”고 전했다.
다만 통신은 구두 친서가 전달된 날짜나 구체적인 경로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친서 외교’를 재개한 건 약 3개월 만이다. 김 위원장은 앞서 지난달 1일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시기 위문서한을 보내고 노동당 중앙위원회 명의로 중국 공산당에 지원금을 보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