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수행비서에 이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보좌관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백악관이 충격에 빠졌다.
CNN방송을 비롯한 미국 언론은 현지시각으로 8일 펜스 부통령이 워싱턴DC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를 타고 아이오와주를 방문하기 전 보좌관 확진 소식이 전해져 비행기 출발이 1시간 정도 늦어졌다고 보도했다.
미 행정부 고위 관리는 로이터통신에 “이날 아침 펜스 부통령의 보좌관 중 한 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면서 “감염자인 보좌관이 펜스 부통령과 함께 이동할 예정이었던 6명의 참모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어 이들이 모두 출발 전 비행기에서 내렸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 모두 해당 보좌관과 접촉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날 CNN은 백악관에서 주차 업무를 담당해온 미 해군 소속의 직원 1명이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 직원은 트럼프 대통령 가족들의 차량도 함께 관리해왔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를 보고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분노하며 백악관 주치의에게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CNN은 “대통령과 가까운 곳에서 일하던 직원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웨스트윙(대통령 집무실과 참모들의 사무실이 몰려있는 백악관 서쪽 공간)이 혼란에 휩싸였다”고 분석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 두 사람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마스크 불감증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백악관 직원들이 잇따라 코로나19에 감염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일각에선 마스크조차 쓰지 않는 이들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길 바란다는 게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CNN 등에 따르면 대통령 보좌진들은 백악관 집무동인 웨스트윙에 들어갈 때 마스크를 벗어 감염확률이 높다. 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수행비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대통령을 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이를 인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수행비서 확진 소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이 신사(수행비서)와는 접촉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 등 백악관 고위 인사들은 매주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