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왜, 익명으로 일본을 도울 수 없는 건가”

입력 2020-05-10 04:00
AP 연합

“‘한국’이라는 꼬리표 없이, 익명으로 지원해줄 순 없는 건가.”

한반도 전문가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한국의 ‘인도적인 지원’을 촉구하며 쓴 칼럼이 논란을 빚고 있다. 마스크 등 한국산 방역 물품을 익명으로 일본에 기부해줄 수 없냐는 취지다.

문제의 발언이 등장한 것은 마키노 편집위원이 지난 6일 포브스 재팬에 기고한 ‘인도적 분야를 침범하는 한일 상호 간의 악감정’이라는 제목의 글이다. 그는 “일본도 한국도 이웃 나라인 만큼 정치적 마찰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서도 “정치적 갈등으로 기후 변화, 감염 등 국제적 협력이 필요한 분야까지 기능을 못 하게 만드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코로나19 문제에서는 일본만 혹은 한국만 방역에 성공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아베 신조 총리도 기자회견 등을 통해 거듭 국제적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고 썼다.

그러면서 “‘일본’ ‘한국’이라는 꼬리표 달기는 그만두고 지원하는 쪽은 밝히지 않고, 지원받는 쪽도 선의를 받아들일 순 없느냐”며 “일본에서 일어나는 익명 기부와 그 마음을 존중하는 ‘타이거 마스크’ 운동이 한일 양국 간에 벌어지는 것은 무리냐”고 반문했다.

또 한국의 제21대 총선에서 집권 여당의 압도적 승리가 문재인정부의 ‘반일’ 기조를 강화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일본 의료지원을 반대하는 여론이 특정 정치 세력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추정이다. 그는 “여당은 ‘징용공’ 판결과 위안부 문제 등으로 일본에 양보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며 “이것이 ‘(일본으로부터의) 지원 요청이 있다면’이라는 전제 조건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