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여성혐오 발언으로 뭇매를 맞은 방송인 정영진이 합류하기로 했던 MBC 표준FM 라디오 ‘싱글벙글쇼’ 하차를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정영진은 8일 오후 2시 방송된 팟캐스트 ‘정영진 최욱의 불매쇼’에서 “다음주 시간을 바꾸려고 했는데 원래대로 오후 2시에 만나뵙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같은 시간대인 ‘싱글벙글쇼’ 진행을 위해 팟캐스트 방송 일정을 변경하려고 했으나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는 의미다.
이날 최욱 역시 “마음이 편치 않다. 다음주 화요일 ‘매불쇼’는 원래대로 오후 2시 생방송으로 찾아뵙게 됐다”며 “상황이 안 좋게 돌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영진의 하차 암시에 MBC 측은 “하차를 결정한 게 맞다. 추후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복수 언론에 전했다. ‘싱글벙글쇼’ 새 DJ에 정영진 대신 허일후 MBC 아나운서가 맡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으나 MBC의 공식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앞서 MBC는 ‘싱글벙글쇼’의 최장수 DJ 강석과 김혜영이 하차하고 그룹 ‘캔’의 배기성과 정영진으로 교체한다고 지난 6일 밝혔다. 그러나 일부 청취자들 사이에서 정영진의 과거 발언들이 회자되면서 논란이 빚어졌고 하차 요구가 빗발쳤다.
정영진은 2017년 3월 EBS 1TV ‘까칠남녀’에 시사평론가로 고정출연하던 당시 “남성들이 주로 데이트비용을 지불하는데 여성에게 돈을 쓰는 비용은 스킨십과 이어진다. 이때 여성은 넓은 의미에서 보면 매춘”이라고 주장했다.
또 “난 ‘한남충’이 아니라 이 단어가 기분 나쁘지 않지만 ‘김치녀’라는 말이 기분 나쁜 여자들은 자신이 살짝 김치녀인데 아니라고 하는 여자들”이라며 “김치녀 광고가 무수히 만들어지는 이유는 공감할 만한 현실이 있다는 것”이라고 조롱했다.
이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의견제시’ 처분을 내리자 정영진은 팟캐스트 ‘청정구역’에 출연해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된 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불법촬영 문제를 언급하며 “성적으로 억압할수록 더 자극적인 것을 찾는다. 여성들도 몰카(불법촬영) 때문에 얼굴 들고 살 수 없다는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