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 조치의 일환으로 보호자 출입이 제한된 요양병원에서 애틋한 어버이날 풍경이 포착됐다.
대전보훈요양병원 비접촉 안심 면회 창구에서는 백발의 노모와 아들이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 봤다. 대화는 스마트기기를 이용한 음성 통화로 주고받았다. 두 사람은 잡을 수 없는 손을 안타까워하며 연신 유리창에 손바닥을 가져다 댔다.
경기 수원시 장안구 한 요양원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어버이날 면회가 이뤄졌다. 직접 만나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부모들은 카네이션 꽃바구니를 품에 안은 채 미소를 지었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을 이용한 자식과의 영상통화에 눈시울을 붉힌 부모도 있었다. 대구 동구 중대동 한 요양원에 머물던 한 할머니는 화면 속 카네이션을 든 딸의 모습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앞서 방역당국은 지난 5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어버이날 요양병원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방역당국은 요양병원, 요양시설, 정신병동(폐쇄 병동)과 교회 등 종교시설을 집단감염 위험이 큰 고위험집단으로 관리하고 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