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 확진자 A씨(29)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이후 잇따라 접촉자들의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 방문자들을 중심으로 발생한 이번 집단감염 사태는 방역당국이 계속 경계하던 감염의 가능성들이 모두 현실화돼 나타나 더 우려가 크다.
지자체와 방역 당국이 공개한 코로나19 확진 전 A씨의 동선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를 거쳐 경기도 가평과 강원도 춘천, 홍천을 방문한 뒤 지난 1일 밤 용인 자택에 도착했다. 이후 다시 서울 용산구로 이동해 2일 오전까지 이태원동의 술집 1곳과 클럽 5곳을 돌아다녔다. 이 과정에서 클럽에서 함께 있던 이들 10여명이 집단으로 감염됐다.
A씨가 클럽에 방문했던 1일 밤부터 2일 새벽은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던 때였다. 유흥업소가 영업을 할 수는 있었지만,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입장해 활동해야 하고 한 사람 당 1~2m의 거리를 유지하는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하는 행정명령이 유효했다. 그렇지만 6일부터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다는 점과 오랜 시간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친 시민들이 서서히 외부 활동을 시작했던 시점이라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방역 당국은 이날 A씨가 방문한 이태원 클럽에 1500여명이 오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꾸준히 지적되던 클럽 문화도 집단감염을 촉발시킨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밀접한 공간에서 많은 사람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클럽은 그동안 집단감염이 일어날 수 있는 후보지로 지목돼 왔다. 이번 집단감염이 일어난 용산구 이태원과 강남구 등에 있는 클럽 안팎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로 밀접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노출되기도 했다.(국민일보 3월16일자 참조)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8일 서울 내 클럽과 룸살롱 등 420여개의 유흥업소에 대해 11일 간 영업금지 명령을 내렸다. 방역대책본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A씨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로 클럽에 입장했다”며 “이 과정에서 밀폐된 공간에서 밀접한 접촉이 이뤄져 2차 전파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추가 확진자가 나올 확률이 높다고 보고 급히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미 클럽 관련 행정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수도권 지자체에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A씨 등 클럽에 방문한 확진자와 동선이 겹칠 경우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르면서 증상을 관찰해달라”고 당부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