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살 사람 찾아요” 인니 40대 아빠, 거리서 몸 파는 사연

입력 2020-05-09 05:40
인도네시아 자바섬 클라텐 지역의 한 남성이 장기를 매매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거리에 나선 모습. 데틱뉴스 캡처

인도네시아에서 40대 가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일자리를 잃자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장기를 팔겠다고 나선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데틱뉴스에 따르면 자바섬 클라텐 지역에서 한 남성이 신장을 매매한다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거리로 나선 모습이 포착됐다.

이 남성은 얼마 전까지도 인근 세차장에서 일했으나 코로나19가 일파만파 번지며 지난달 말 해고됐다. 퇴직금으로 받은 30만 루피아(한화 약 2만5000원)은 금세 다 떨어지고 말았다.

그는 “젖먹이 아기부터 고등학교 3학년생까지 자녀가 넷이다. 아내는 아이들을 돌보느라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내가 가장 노릇을 했는데 일자리를 잃었다”고 호소했다. 이 남성은 자카르타에서 해당 지역으로 이사한 지 겨우 3개월밖에 되지 않아 ‘자격 미달’로 정부의 지원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남성은 아내의 만류에도 결국 거리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자신의 몸에 장기를 판다는 내용이 담긴 팻말을 둘렀다. 팻말에는 “신장 사실 분을 찾습니다. 신장 팝니다. 빚도 갚고, 아이들도 먹이고, 입히고, 교육해야 합니다. 가족을 부양해야 해요. 구걸해서 미안합니다”라는 글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남성은 자바주 주지사를 만나 해결책을 얻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20시간 동안 100㎞를 걸어 주지사가 있는 자바섬의 중심 도시 세마랑에 찾아가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40대 가장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지역 경찰과 행정기관 등은 마을회관에 모여 그를 도울 방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