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인도 남부 공장에서 일어난 가스 유출 사고 피해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8세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1명이 숨진 가운데 치료 중인 주민 20여명의 상태도 위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고가 난 공장이 있는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사카파트남의 당국 관계자는 사고 이틀째를 맞아 “어린이 10명을 포함해 22명의 상태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그는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비사카파트남의 LG화학 계열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는 전날 오전 스티렌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해 현재까지 주민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공장 인근 주민 1만여명이 대피했고, 5000여명은 눈 따가움과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고 있다. 애초 800∼1000명가량이 입원했지만 대부분 퇴원하고, 현재는 300여명이 병원에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우선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고 직후 자간모한 레디 안드라프라데주 주지사가 현지로 달려가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고, 유가족에게 각각 1000만루피(약 1억6000만 원)의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인도 연방정부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지시로 국가재난대응군(NDRF) 소속 화생방 대응 전문팀을 현장에 파견했다. 이들은 가스 누출 통제, 주민 구조 등의 임무를 소화하고 있다.
사고 원인을 놓고는 공장 경영진의 책임론이 대두됐다. 레디 주지사는 LG폴리머스가 공장의 과실이 없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고 했고, 메카파티 고우탐 레디 안드라프라데시주 산업장관도 “LG폴리머스 측의 부주의가 가스 누출로 이어졌다”고 화살을 겨눴다. 연방정부는 조사 결과 환경 규정 위반 사실이 적발되면 공장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고 공언한 상태다.
동시에 현지 경찰의 사고원인 조사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경찰은 독성물질 관리 소홀 등의 혐의로 LG폴리머스 관계자들을 입건했다.
한편 LG화학은 이날 사고 공장에서 2차 가스 누출이 발생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당국자를 인용해 이날 이른 시간부터 이 공장에서 유독가스가 다시 누출되기 시작해 더 광범위한 대피를 촉발했다고 전한 바 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