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사태는 다중이용시설의 방역수칙 준수가 얼마나 부실한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질병관리본부가 제시한 사업장 방역수칙은 입장전 발열·기침·인후염 증상유무 확인, 마스크 착용, 손소독제 비치, 사람간 이격거리 2m 유지, 영업장 소독, 참석자 명단 작성 등이다.
이 가운데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에서는 참석자 명단의 부실 작성이 드러났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8일 기자설명회에서 “출입자들이 모두 다 명단에 기재되어 있는지는 조사하고 있는 중인데 부정확한 것들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명단에 기재되지 않았음에도 출입한 사람들이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출입자 명단 작성 부실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할 역학조사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특히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클럽 등은 손님들이 명단 작성을 거부할 경우 강요할 수가 없어 명단 작성을 형식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정확한 접촉자 파악을 위해 CCTV 영상과 통신 기지국 접속자료, 카드 전표 등을 활용할 방침이다. 나백주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이태원 클럽 출입자는 1500명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서울, 경기, 인천 한꺼번에 재난문자 발송했고 미흡한 부분이 있을지 몰라서 통신 기지국 접속된 사람을 파악하는 절차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사람간 이격거리 2m 유지도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클럽의 경우 영업장이 비좁은데다 저녁 시간에 한꺼번에 손님들이 많이 몰릴 수 있고, 술자리의 특성상 가까운 거리에서 대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마스크 착용 역시 제대로 준수하지 않고 있다. 손님들이 입장시에만 형식적으로 착용할 뿐 술이나 음료를 마시는 영업장 내에서는 벗어두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
이태원 클럽 출입자 명단 부실, 신속한 역학조사에 걸림돌
입력 2020-05-08 1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