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원 일탈 면목 없어. 쇄신할 것”

입력 2020-05-08 13:38 수정 2020-05-08 13:44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겸 단장. 국립극장 제공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겸 단장이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자가격리를 무시하고 국민적 공분을 사 해고된 전 국립발레단 단원 나대한의 일탈을 재차 사과하고, 생활 속 거리두기 체제 전환에 맞춰 공연 재개를 앞둔 소감을 밝혔다.

강 단장은 이날 국립발레단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 사태 속에 일어난 발레단 일부의 일탈은 큰 충격이었다”며 “임기가 막 시작한 시점이라 예술감독으로서 부끄럽고 면목 없는 큰 상처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발레단의 쇄신,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높은 수준의 예술작품을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강 단장은 지난 2월 초 국립발레단 역사상 처음으로 세 번째 예술감독으로 연임한 뒤 임기를 시작했다.

앞서 국립발레단은 지난 2월 14일부터 이틀간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백조의 호수’를 공연한 이후 24일부터 일주일간 단원 130여명을 자가격리했다. 하지만 나대한은 27~28일 애인과 일본여행을 갔고, 이를 SNS에 올리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특히 27일 0시부터 일본은 대구 체류 경력이 있는 외국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입국을 거부했으나, 나대한은 이날 일본에 입국했다. 이를 두고 논란이 일파만파 하자 국립발레단은 징계위원회를 열고 나대한을 정단원 중 처음으로 해고했다. 재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공연계 안팎에서는 나대한의 자가격리 위반 사건과 국립발레단이 그간 쌓아온 성과를 분리해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 단장 체제로 전환된 2014년부터 국립발레단 내 단원들의 무용 기량이 부쩍 늘었다는 시각이 많았고, 국립발레단이 최근 3년간 최대 95%에 이르는 높은 객석 판매 점유율을 기록해 발레 대중화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도 들었었기 때문이다. 강 단장은 “지난 6년은 우리 국립발레단의 기량 상승과 예술성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향상하는 데 집중한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취임 당시 목표한 한국 고유의 발레 레퍼토리 발굴 및 정립과 클래식·네오 클래식·모던 발레 등 풍성한 레퍼토리 확보에 대해서도 재차 강조했다.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해 발레·한국무용·현대무용·심리·비평·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도 새로 꾸렸다. 강 단장은 “해외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세계 최고 수준의 발레단과 무용수와 상호 교류를 활발히 하겠다”고 설명했다.

단원들의 건강을 위해 휴업과 자택 근무에 들어갔었던 국립발레단은 정부의 생활 방역 전환에 따라 6일 연습실로 복귀했다. 단원들을 한꺼번에 소집하진 않고 20명씩 나눠 클래스를 하며 몸풀기에 들어갔다. 국립발레단은 다음 달 10~1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올해 시즌 첫 작품인 낭만 발레의 대표작 ‘지젤’을 선보일 예정이다. 강 감독은 “앞으로 단원 관리 및 단체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과 완성도 높은 공연, 직·단원들의 공적 마인드 강화 국립예술단체로서의 공공성의 실현에 한층 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