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차관 “블랙스완의 시대… 네온스완도 배제 못해”

입력 2020-05-08 10:49

“‘블랙스완(Black Swan)’이 상용어처럼 사용되고 있다. 나아가 ‘네온스완(Neon Swan)’도 이제는 배제할 수 없는 시기가 됐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9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에서 꺼낸 말이다.

블랙스완은 발생 확률이 낮아 예측과 대비가 어렵지만, 한번 나타나면 큰 충격을 야기하는 상황을 뜻한다. 199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이 용어가 회자됐다. 스스로 빛을 내는 백조란 뜻의 네온스완은 절대 불가능한 상황을 일컫는다. 김 차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한 경각심을 강조한 것이다.

김 차관은 또 “과거 G7(주요 7개국), G2(주요 2개국) 등의 표현이 이제는 G0로 불리며 글로벌 리더십 약화를 상징하고 있다”고도 했다. 김 차관은 “(코로나19 충격으로) 글로벌 거버넌스 체제도 변화 조짐이 뚜렷하다”면서 “선진국, 개발도상국 모두를 동시에 혼란에 빠뜨렸다. 어느 국가가 더 낫다고 볼 수 없는 난맥상에서는 과거와 같은 선진국의 원조 제공, 정책방향 제시 등의 리더십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가치사슬(GVC)의 고리가 약화되면서 중간재 공급을 특정국에 과도하게 의존한 경우, 완제품 생산과 공급이 더 어려워지게 됐다”면서 “재고를 최소화하는 ‘적시생산(just in time)’ 전략보다 재고를 비축하는 ‘비상대비(just in case)’ 전략이 중요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격변의 시기에 선택한 전략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진로를 결정할 것”이라며 “정부는 우리 경제의 현실을 냉철히 인식하고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하는 자세로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