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장관 지명 뒤 저인망 수사… 변호인 신문도 보도하라”

입력 2020-05-08 09:55 수정 2020-05-08 10:17
자녀 입시비리와 감찰 무마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8일 서울중앙지법 서관 정문 앞 포토라인에 섰다. 지난해 8월 27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 검찰의 강제수사를 받기 시작한 지 255일 만이다. 피고인 신분으로 처음으로 법정에 나온 그는 취재진의 질문을 다 듣기 이전부터 준비한 말을 시작했다.

“제가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후에 저를 최종 목표로 하는 검찰의 전방위적, 저인망 수사가 있었습니다. 마침내 기소까지 되었습니다.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유 불문하고 국민 여러분께 송구합니다. 오늘부터 저는 법정에 출석합니다. 검찰이 왜곡하고 과장한 혐의에 대해서 사실과 법리에 따라 하나하나 반박하겠습니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그렇지만 지치지 않고 싸우겠습니다. 언론인 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 검찰의 공소사실을 일방적으로 받아 쓰지 말아 주십시오. 오늘부터 전개되는 법정에서 변호인의 반대신문 내용도 충실히 보도해 주시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조 전 장관은 말을 마친 뒤 법정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감찰 무마 혐의는 여전히 부인하느냐” “스펙 품앗이 의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조 전 장관이 포토라인에 서서 발언하는 동안 조 전 장관의 지지자들은 “조국 파이팅” “조국 힘내라” “장관님 감사합니다” 등의 외침을 이어갔다. 반면 “구속시켜라”라고 소리를 지르는 시민들도 있었다. 조 전 장관의 모습이 사라진 뒤 그를 응원하는 시민들과 힐난하는 시민들이 한데 뒤엉켰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