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신앙에 이르도록 하옵소서

입력 2020-05-07 20:19

임창호 목사
고신대 부총장

주님. 요즘 주일예배는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참으로 어색한 일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온 세상에 펴져 있는 코로나19 때문입니다.

어떤 성도는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어떤 교회는 예배당에서 주요 중직자들만 모여, 또 어떤 교회는 2미터씩 떨어져 앉아 예배를 드립니다. 차 안에서 예배 드리는 교회도 있습니다.

예전처럼 즐거운 특별찬양의 순서를 갖지도 못합니다. 그런 분위기도 아닙니다.

전자현미경으로나 봐야 확인할 수 있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코로나19 병균 때문에, 전염될 것이 무서워 성찬식도, 세례식도, 임직식도 취소되고 있습니다.

대신 교회당 입구에서 열을 재고, 손을 소독하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가족도 부부조차도 정해진 거리만큼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야 합니다.

그나마 이렇게라도 예배 드릴 수 있어 감사 드립니다.

목사님이 전해주시는 메시지를 통해 신앙을 다시 한번 다잡을 수 있는 시간입니다.

북한의 지하성도나, 그 옛날 초대교회 시절 극한의 핍박을 받으며 카타콤 지하에서 숨어 예배 드린 선배 성도들을 생각하면, 지금 우리는 그들보다는 낫지 않은가라는 마음으로 위로를 삼습니다.

주님. 코로나19로 끔찍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재앙의 행진이 언제 끝날지 누구도 모른다니
너무나 답답하고 막막하기만 합니다.

한 생명을 천하보다도 사랑하시는 주님. 왜 이런 역병이 찾아와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죽음에 이르게 됐나요?

저희들은 영문을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가운데서도 성도들은 주님을 바라보면서, 믿음 위에 굳건히 서야 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특별히 바라옵기는 주님의 성도들이 이런 고통의 시간을 통해 성숙한 신앙에 이르도록 하옵소서.

누구를 탓하기보다, 자신을 한없이 낮춰 겸손히 되는 계기로 삼게 하소서.

눈을 돌려 상처받은 소외 이웃을 주님의 마음으로 돌아보게 하옵소서. 제자들의 발을 씼기신 주님을 따르게 하소서.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를 두려워하기보다, 주님을 의지하고 담대히 따르게 하소서.

주님께서 저희와 함께하실 것을 믿으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