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코로나19 감염 이력이 있는 이들의 입대를 영구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장기적 영향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로 코로나19 병력이 향후 ‘주홍글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6일(현지시간) CNN,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코로나19 병력을 지닌 입대 희망자가 희망 병과에서 ‘예외적 허용조치’를 받지 않는 이상 입대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방부의 새 지침은 최근 트위터 등에 미군입영처리사령부(MEPCOM)의 내부 메모가 유출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실험실 검사나 임상 진단으로 코로나19 감염 판정을 받았던 기록이 입영 심사 과정에서 확인될 경우, 영구적으로 입대 자격을 박탈한다’는 내용이었다.
제시카 맥스웰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이 메모를 최초 보도한 밀리터리타임스에 “메모의 내용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CNN에 “장기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명확히 확인된 것이 없고, 감염 이력이 있는 입대 지원자의 경우 더 심층적인 의료 평가가 필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지침을 마련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밀리터리타임스는 “군 의료 전문가들은 바이러스로 인한 호흡기 손상은 얼마나 지속되는 문제인지, 음성 판정을 받았다가도 다시 양성 판정을 받는 이유는 무엇인지, 병을 앓고 난 사람에게 완전한 항체가 만들어지는지 등의 문제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미국 내 모든 모병소가 입대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지침도 마련했다. 체온 측정, 확진자 접촉 유무 조사 등이 포함된다. 코로나19 감염 이력이 있는 이들 뿐만 아니라 잠재적 코로나19 환자들도 걸러내기 위한 조치다.
미 국방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미 해군 소속 시어도어 루스벨트호 등 세계 각국의 항공모함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군인들은 비좁은 공간에서 집단생활을 하기 때문에 전염병에 특히 취약하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