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 멈추자 쥐떼가 나타났다…日 주택가 쥐 출몰

입력 2020-05-07 18:00
쓰레기가 담긴 봉지를 끌어당기는 쥐. 트위터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긴급사태가 선포되며 인적이 드물어진 일본 주택가에 쥐들이 출몰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일본의 주택가에서 쥐를 목격했다는 글이나 영상이 줄줄이 올라오고 있다.

트위터 ‘Seth13balse’ 계정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시부야(澁谷) 주택가의 분리수거장에 버려진 쓰레기더미 사이로 쥐들이 줄을 지어 이동하고 있다. 한 쓰레기 봉지 안에는 쥐로 추정되는 물체가 움직이고 있다.

도쿄 주택가 도로에서도 쥐가 목격됐다.

일본 NHK방송은 지난달 도쿄 네리마(練馬)구의 한 주택가에서 쥐가 풀을 먹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7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긴급사태 선포로 음식점 등이 휴업해 쥐의 행동 변화가 찾아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쓰레기 봉투 뒤로 줄지어 이동하는 쥐. 트위터 캡처

쥐를 전문적으로 제거하는 ‘쥐 구제 협의회’의 다니카와 쓰토무(谷川力) 위원장은 “음식점의 영업 자제로 번화가에서 음식물 쓰레기가 줄어들어 먹이를 찾아 쥐들이 주택가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달 1일 쥐의 행동을 연구해온 기요카와 야스시(淸川泰志) 도쿄대 준교수(통합동물과학)는 쥐 구제 협의회와의 연구에서 이러한 징후가 포착됐다고 전했다.

기요카와 교수는 “쥐는 야행성이라 통상 어두워진 후에 움직임이 활발하지만 이날 조사에서는 오후 5시30분부터 30분 사이에 적어도 5마리 정도가 쓰레기 봉지를 뒤지는 게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배가 고파 활동 시간 이외에 움직임을 보이는지를 조사하고 굶어 죽고 있는지도 조사 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 수도권에서 휴업 중인 한 대형 상업 시설의 42개 점포에 쥐 포획 장치에 8일 동안 61마리의 곰쥐가 잡혀 이용객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다.

쥐 포획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쥐가 먹이를 찾아 곳곳을 돌아다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 가정으로 침투하기 전에 가능한 한 많이 잡고 싶다”고 전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