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친문재인) 당권파’인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이 21대 국회에서 거대 여당을 이끌 첫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됐다. 김 의원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해 결선투표 없이 낙승을 거뒀다. 김 의원이 원내대표에 오르면서 당내 친문색채는 더 짙어질 전망이다. 김 의원은 “당정청이 원팀이 돼 경제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7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원내대표 경선을 개최하고 4선의 김 의원을 새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21대 민주당 당선인 163명 전원이 참석한 경선에서 82표를 얻어 각각 72표와 9표를 얻은 전해철 의원과 정성호 의원을 누르고 김 의원이 당선됐다. 지난 20대 국회 마지막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인영 원내대표에게 패한 뒤 절치부심한 끝에 재수에 성공했다.
김 의원은 “일할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며 “통합의 리더십으로 당을 하나로 모으고 당정청 역량을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집중시키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김 의원은 이해찬 대표를 향해 “그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다. 안정과 통합의 민주당을 의원들과 함께 반드시 만들어내겠다”며 감정이 북받친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비당권파 핵심 친문인 전 의원과 팽팽한 접전을 벌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김 의원이 과반을 차지하면서 투표는 30여분 만에 종료됐다. 전체 의석수의 40%에 육박하는 초선 당선인들 표심이 김 의원에 쏠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의원은 ‘초선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초선의 의원 상임위원회 우선 배정 등의 공약을 내놨다. 또 전 의원보다는 상대적으로 친문 색채가 덜한 김 의원에 비주류표가 향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당선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결선투표 없이 원내대표 경선이 끝나는 경우가 흔치 않은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친문과 비문을 구분하는 것은 당 현실에 맞지 않는 구분법이다. 우리 당 전원은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위해 협력하기 때문에 친문과 비문을 구분하는 것은 정확한 구분법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간부로 활동한 학생운동권 출신으로 17대 총선에서 당선되며 국회에 입성했다. 당내 정책통인 김 의원은 추미애·이해찬 당대표 체제 하에서 연달아 정책위의장을 역임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이가현 박재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