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중진 심금 울린 김태년…읍소전략 통했다

입력 2020-05-07 17:35 수정 2020-05-07 17:57
7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인 총회에서 원내대표로 당선된 김태년 의원. 연합뉴스

김태년 의원이 7일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에서 21대 당선인 163명의 정확한 과반인 82표를 받았다는 결과가 발표되자 당선인들 사이에서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그동안 당내에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고 결선투표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례적으로 1차에서 과반으로 새 원내대표가 선출됐다.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전해철 의원은 10표 적은 72표를 받았다. 두 후보가 워낙 팽팽한 세 대결을 펼친 탓에 1차에서 결과가 나온 것을 두고 예상치 못한 결과라는 평가가 많이 나왔다. 정성호 의원은 9표를 얻었다.

당내에선 김 의원이 초선의 마음을 움직인 것을 승리 요인으로 꼽는 분석이 많았다. 강단과 유연함을 강조한 김 의원의 투표 직전 현장 연설도 호평을 받았다. 막판에 준비된 원고 없이 1분 30초간 “다음은 없다”는 배수진 전략이 당선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얘기도 나왔다. 비주류 의원들의 표가 쏠렸다는 분석도 있었다.

원내대표 후보로 출마한 김 의원은 “지난해 원내대표에 도전했는데 떨어졌다. 저는 이번이 재수”라며 “일할 기회를 달라. 더 이상 제게 원내대표 선거는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한 중진 의원은 투표 뒤 “김 의원의 연설을 듣고 울컥했다”고 말했다. 한 초선 당선인은 “예상대로의 결과가 나왔다. 김 의원이 현장 연설을 잘하셨다”고 돌아봤다.

김 의원의 승리 원동력으로는 초선 표심 잡기에 성공한 점이 꼽힌다. 한 중진 의원은 “결선까지는 갈 줄 알았는데 의외다”라며 “전 의원 쪽 세력도 나름 강한데, 초선에서 많이 뒤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 초선 당선인도 “김 의원 쪽으로 초선 표가 더 많이 간 것 같다”고 전했다.

7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인 총회에서 전해철(왼쪽), 정성호 후보가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전 의원, 정 의원도 투표 전 연설을 통해 당선인들에게 마지막 지지를 호소했다. 먼저 연설에 나선 정 의원은 “도움을 요청하는 손을 거부한 적이 없다”며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도왔다가 욕을 바가지로 먹었다”며 웃음을 이끌어냈다. 전 의원은 자신의 홍보 영상에 당선인 전원의 사진을 모두 담아 좋은 인상을 남겼다.

민주당 당선인총회는 통상 의원총회가 열리는 국회 본관이 아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진행됐다. 본관이 163명에 달하는 민주당 지역구 당선인들을 수용하기에 마땅치 않은 탓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인사말에서 “총회를 본관에서 진행할 수 없어 부득이 대회의실을 쓰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더불어시민당과의 합당 뒤 어디서 의원총회를 진행할지 신임 원내대표단의 고민이 많겠다”고 말했다.

이현우 박재현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