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청와대 ‘트로이카 체제’는 4·15 총선의 여당 압승으로 당분간 순항할 예정이다. 3실장은 문 대통령과 아침마다 만나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티타임’ 고정 멤버다.
노 비서실장은 지난해 1월 8일 임종석 전 비서실장 후임으로 임명됐다. 정치인 출신으로 정책 전반에 밝고, 인사추천위원장으로서 정부 인사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평가다. 2기 비서실장이지만 지난 대선 캠프 때부터 문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해왔고, 여당에서 경험이 많아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특히 각종 지표와 수치에 능숙해 “찌르면 수치가 나온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책형에 숫자의 달인이다. 복잡한 현안을 명쾌하게 정리한다”며 “당에서 당직을 두루 거쳐 안정감이 있고, 원만한 성품”이라고 했다.
노 비서실장은 대통령 지지율도 예민하게 점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정 성과를 그래픽을 동원해 열심히 홍보하기도 한다.
다만 문 대통령에게 허심탄회하게 진언하는 스타일의 참모는 아니라는 평가다. 여권의 한 인사는 7일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자기 생각을 에둘러서라도 대통령에게 전하고 때로는 관철하는 스타일이었던 반면 노 비서실장은 대통령 앞에서 말을 매우 아끼는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예전 지역구였던 충북 청주에 대한 애정도 여전하다. 지난 3월 청주에서 열린 공군사관학교 임관식에 문 대통령 수행차 참석했다. 또 최근 유치 경쟁이 벌어졌던 방사광가속기 최종 후보지 중 한 곳으로 청주가 선정되는데 막후에서 힘을 썼다는 후문이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충북지사에 도전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청와대 원년 멤버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남북 및 북·미 관계 등 외교 현안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행동한다는 평가다. 외교 전문가지만 자기 생각을 드러내기보다는 문 대통령 구상을 충실히 이행한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미 백악관 NSC와의 긴밀한 소통에 장점을 나타냈다. 사안에 접근할 때 안정적이고 신중하다”고 전했다.
정 실장은 지난해 11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갈등 당시 공개적으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을 향해 “Try Me(해볼 테면 해 봐라)?”라고 말하는 등 단호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임명된 김상조 정책실장은 박학다식한 달변가로 청와대 내 회의를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 당시에는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산업 경쟁력 강화 전면에 나섰다. 정책에 대한 소신도 강하다고 한다.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과정에선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정무수석실과 이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진보 경제학자인 김 실장이 경제 관료들 논리를 그대로 되풀이하는 것이 굉장히 의외였다”고 말했다. 다만 정책을 총괄하는 만큼 기획재정부의 입장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