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언택트는 ‘훨훨’… 네이버·카카오 신고가 행진

입력 2020-05-07 17:07 수정 2020-05-07 17:42

신종 코로나19 여파에도 승승장구하는 산업이 있다. 바로 ‘언택트(비대면) 비즈니스’를 전면에 내세운 정보기술(IT)과 모바일·핀테크 업종이다. 굴지의 대기업들이 실적 악화에 고개를 떨구는 와중에도 ‘집콕’과 ‘사회적 거리두기’ 트렌트에 발을 맞춘 언택트 기업들은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재확산이란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다 해도 언택트주(株)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한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른바 ‘언택트 대장주’로 거론되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나란히 신고가를 경신했다. 네이버는 전 거래일보다 1.65% 오른 21만5500원에 마감했다. 전날 기록한 최고가(21만2500원)를 하루 만에 경신하며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가 4위로 뛰어올랐다. 이날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한 카카오는 주가가 전장 대비 3.26% 오른 20만6000원을 기록하며 ‘20만원의 벽’을 돌파했다. 1년 전 30위권이던 시가총액 순위도 12위(17조9000억원)까지 치솟았다.

이들 기업엔 코로나 사태가 성장 기회로 작용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으로 올 1분기 카카오톡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년 전보다 111만명 늘었고,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 219% 급증했다. 네이버도 쇼핑·페이 등 언택트(비대면) 고객 증가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14.6%, 7.4% 증가했다. 김소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언택트 문화 확산은 네이버에 긍정적”이라며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12.4%, 92.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코로나 여파로 증시가 출렁이는 상황에서도 언택트 기업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 결제서비스 기업인 NHN한국사이버결제는 연초 2만1850원이던 주가가 ‘온라인 쇼핑 급증’ 흐름을 타고 4만2100원까지 뛰어올랐다. 전자결제 업체인 KG이니시스도 같은 기간 1만6850원이던 주가가 2만3150원으로 상승했다.

모바일과 비대면으로 대표되는 핀테크 기업도 본격적인 성장 기지개를 펴고 있다. 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달 첫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2015년 토스 서비스 출시 이후 2016년 34억원이던 연 매출은 지난해 1187억원으로 35배 가까이 뛰었다. 구체적 흑자 규모는 2분기 실적발표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국내 금융 산업이 올해를 기점으로 온라인·비대면 서비스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토스도 이익 성장 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언택트 트렌트’와 관련 산업의 성장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코로나 이후) 환경에서도 언택트 문화의 확산 추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반면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위축도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민철 박재찬 김성훈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