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3년] ‘워 캐비닛’으로 탈바꿈한 정부

입력 2020-05-07 16:50

문재인정부가 오는 10일 출범 3년을 맞는다. 임기 후반기임에도 기록적인 총선 압승과 높은 국정 지지율로 국정 운영동력에 한층 탄력이 붙은 상태다. 문재인정부의 파워맨과 국정과제 현황, 향후 전망을 살펴본다.

출범 만 3년을 채운 문재인정부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맞아 사실상 ‘전시 내각(war cabinet)’ 체제로 움직이고 있다. 코로나19라는 글로벌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역량을 총동원한 것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중심으로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똘똘 뭉쳐 비상 체제를 가동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평가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방역 작업을 진두지휘해왔다. ‘경제통’ 총리로서 기대를 받았던 그는 취임 일주일 만인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야전사령관’으로 변신했다. 특히 지난 2월 신천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터지면서 정 총리는 중대본 본부장을 맡아 휴일 없이 매일 회의를 주재해왔다.

총리실 관계자는 7일 “국무총리 이하 국무위원은 물론 시·도 광역지방자치단체까지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중대본 차원에서 회의를 연 것은 역대 정부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며 “화상회의로 전국을 연결하고 세부사항까지도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집행함으로써 코로나19 대응에서 세계적으로 주목 받을 만한 성과가 나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수습하는 ‘경제사령탑’ 역할을 맡았다. 홍 부총리는 ‘경제 중대본’으로 통하는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의 수장으로서 경제 위기 대응을 위해 범정부적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국무조정실장에서 발탁 승진한 인사로 무색무취한 관료라는 인상이 강했다. 하지만 경제수장으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를 두고 집권여당과 정면충돌하는 소신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때문에 여권 내부에서 홍 부총리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도리어 그에게 경제 중대본부장의 역할을 부여하며 더욱 힘을 실어줬다.


여성 장·차관들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일선 학교 차원에서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총지휘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한국의 성공적인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세계에 알리는 데 공헌했다. 강 장관의 영국 BBC방송 인터뷰는 ‘K-방역’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게 된 분수령이라는 평가다. 차관급인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으로서 신뢰감 있는 음성으로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방역 수칙 등을 차분히 전달해 존재감을 높였다는 평가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