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전 세계 코로나19 방역이 마무리되고 경제 회복에 초점이 맞춰지는 시점에 남북 협력 사업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장관은 북한의 핵능력이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북·미 비핵화 협상이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코로나19 대응의 초점이 방역에서 경제로 옮겨가는 시점에 남북 협력도 성사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한국은 코로나19가 상대적으로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세계적으로는 아직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남북 협력이 언제쯤 재개될지 기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분명하게 예측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올해 남북협력이 지지부진한 배경에는 코로나19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뿐 아니라 남북 관계·한반도 정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올해 초 우리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북한 개별관광 등도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대북 개별관광 제안을 했지만 북한이 코로나19 차단을 이유로 국경을 폐쇄하면서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김 장관은 최근 불거졌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건강이상설 소동과 관련해서는 “가짜뉴스가 주식시장이나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우리가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모든 정보를 신중하게 판단해 결론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지난해 10월 이후 중단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과 관련해 “지금도 북한의 핵능력이 강화되고 있는 탓에 하루라도 빨리 비핵화 협상이 시작되는 게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협상 재개에 필요한 여건을 조성하는 데 우리 정부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은 전날 함경남도 신포 조선소에서 고래급 잠수함과 수중 사출 장비가 지속적으로 식별되고 있다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다.
김 장관은 지난해 9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으로 잠정 중단된 판문점 견학이 이르면 다음 달부터 시범적으로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발생한 감시초소(GP) 총격 사건을 의식한 듯 “판문점은 (총격 사건이 발생한) 중부전선하고는 많이 다르다. 판문점은 전통적으로 북한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한 관광자원”이라고 말했다. 전날 철거 GP 방문이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김 장관은 “국방부와 충분히 협의한 뒤 방문했다”고 해명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