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의 고별사 “황교안 리더십 문제…공천 잘못”

입력 2020-05-07 16:11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언론 간담회를 마친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임기 종료를 앞둔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1대 총선 참패 원인 중 하나로 황교안 전 대표의 리더십 부족을 꼽았다. 통합당은 8일 원내대표 경선을 통해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심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선거 패배에 책임을 통감한다. 국민이 바라는 변화와 개혁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얘기도 있었고, 국민이 원하는 눈높이에 맞추지 못했다”며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드려 송구하다”고 말했다.

그는 총선 참패의 원인을 코로나19 지원금을 통한 정부·여당의 ‘매표용 현금 살포’와 통합당 공천 실패, 김대호·차명진 후보의 막말과 황 전 대표의 리더십 문제를 꼽았다. 그는 “선거와 관련해 저희가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영향은 매표용 현금살포라 생각한다”며 “선거 국면에서 전 국민에게 매표용 헬리콥터 현금살포를 한 것이 표심을 크게 흔들었다”고 했다.

공천과 관련한 황 전 대표의 리더십 문제도 지적했다. 심 원내대표는 “말로만 ‘개혁 공천’이라고 했지 이기는 공천이 아닌 무조건 바꾸는 게 능사처럼 공천이 진행됐다”며 “공천이 잘못되지 않도록 바로잡는 역할을 당대표가 해줬어야 했는데 그런 부분이 잘 안 됐다”고 했다.

‘김종인 비대위’와 관련해 당내 잡음이 있었던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당선인 전부의 의견을 모아서 김종인 비대위로 가는 게 확정됐고 그에 따라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상임전국위를 열지 못하도록 일부 압력이 분명히 있었다”며 “내일 경선에서 이 문제가 논점으로 등장할 것이고, 당선인들이 이를 어떻게 판단할지가 선거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차기 원내지도부를 향해서는 “가장 기본적인 전제는 당내 단결이다. 그것이 힘의 바탕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를 바탕으로 우군을 확보하는 것, 국민에게 상세하게 알리는 홍보와 여론화 작업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