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 우한연구소에서 기원했다는 미국의 주장에 대해 ‘정치화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7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담딘 척트바타르 몽골 외무장관과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통화에서 “전염병은 인류가 직면한 공동 도전으로 국제사회가 함께 손을 잡고 난관을 헤쳐나가야 한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단결과 협력, 결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와 반대되는 어떠한 언행도 적절하지 않으며 전염병을 정치화하거나 바이러스에 꼬리표를 다는 행위는 더욱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척트바타르 장관은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이 신속했고 단기간 통제를 통해 다른 국가에 귀감이 됐다고 중국의 코로나19 방역을 칭찬했다.
왕 국무위원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미국 정부가 제기한 ‘코로나19 우한연구소 유래설’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국제적 피해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중 간 코로나19 책임론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중국의 초기 대응을 비판하며 바이러스가 우한연구소에서 발생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에도 우한 발원설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중국이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폼페이오 장관은 ABC방송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우한 연구소에서 나왔다는 것을 입증할 엄청난 증거(enormous evidence)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6일 언론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우한 연구실에서 왔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며 “우리는 일련의 자료를 응시하고 있으며 현실을 알고 있다. 현실은 이것이 우한에서 왔다는 것”이라고 중국을 압박했다.
1956년 설립된 우한연구소는 중국과학원 산하 연구 기관이다. 우한연구소는 2015년 우한국가생물안전실험실을 열었다. 이는 아시아 첫 번째 P4(Protection Level 4) 실험실이다. P4는 생물안전 등급이 가장 높은 실험실을 의미한다. 에볼라, 사스 등 위험한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공간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