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시험평가단 소속 오병남(52) 준위와 7군단 17항공단 오정환(26) 중위의 이야기다. 아버지인 오 준위는 1987년 부사관으로 입대해 특전사에서 4년간 근무한 뒤 1991년 항공장교로 선발됐다. 야전에서 코브라 헬기를 조종했고 항공학교 비행교관도 지낸 베테랑이다. 지난달 5000시간 무사고 비행 기록을 달성했다.
오 준위는 2000년 작전 수행 중 항공기 엔진 내부 기어가 파손돼 불시착했는데, 적절한 상황 판단으로 안전하게 착륙했다. 그는 이 일로 인명과 재산피해를 최소화한 조종사나 정비사에게 수여하는 ‘웰던상’을 받았다. 현재 육군시험평가단에서 감항(항공기 안전성) 인증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오 준위는 오는 7월 전직지원교육을 받게 된다.
아들인 오 중위는 유년 시절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헬기 엔진 소리를 듣고 자라 자연스럽게 조종사의 길을 동경하게 됐다. 그는 지난해 항공장교로 선발된 뒤 17항공단에서 아버지와 동일한 기종인 코브라 헬기를 조종하고 있다. 항공기 조종 등 고민이 생길 때면 아버지에게 조언을 구한다고 한다. 아버지와 아들이면서 스승과 제자이기도 한 셈이다.
오 중위는 7일 “군인에 대한 비전과 포부를 몸소 보여주신 아버지가 있었기에 저도 항공장교로서 큰 꿈을 펼칠 기회를 얻게 됐다”며 “아버지 뜻을 이어 항공장교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준위는 “아들과 함께 같은 군복을 입고 조국을 지킨다는 것이 뿌듯하다”며 “제가 확인한 항공기를 제 아들과 후배들이 탄다고 생각하니 더욱 만전을 기하게 된다”고 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