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상태에 빠진 40대 남성이 소방대원과 초등생 자녀 사이의 ‘영상통화 심폐소생술’로 목숨을 건졌다.
7일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6일 새벽 1시12분쯤 119 종합상황실에 “주무시는 아버지의 안색이 창백하고, 호흡이 없다”는 초등생 아들의 신고가 접수됐다.
경남종합상황실은 심정지임을 인지하고 구급출동지령을 내렸다.
이어 구급상환관리센터에 연결해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신고자에게 동의를 구한 뒤 영상통화로 심폐소생술을 지도했다.
구급상황관리센터 강수용 소방위는 환자의 의식과 호흡이 없음을 확인하고 아들에게 가슴 압박을 지도했다.
초등학생 아들은 영상통화를 통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4분쯤 지났을 때 아버지의 호흡이 돌아왔다. 하지만 다시 호흡이 약해져 심폐소생술을 재실시했다.
구조대가 오기 6분30초 동안 아들은 소방관의 지도를 받으며 심폐소생술을 이어갔다.
이어 구급대가 도착해 바로 응급조치를 했다. 다행히 아버지는 바로 의식과 호흡을 회복해 현재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다.
환자의 보호자는 아버지의 생명을 구해준 119에 매우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경남소방본부는 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가정 내 발생한 사고로 당시 신고자의 어머니, 여동생 등 다른 가족들이 있었다”며 “다행히 영상통화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돼 바로 영상통화를 지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심폐소생술 시행법이 그려진 카드를 보여주며 심폐소생술을 지도했다”며 “2019년 후반기부터 영상을 통해 응급처치를 지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심정지 환자 소생률이 높아졌다”고 했다.
경남구급상황관리센터에서는 심정지, 중증외상 등 응급처치가 필요할 때 구급대가 도착 전까지 신고자가 할 수 있는 응급처치를 구급상황관리사가 지도하고 있다.
올해 4월 영상응급처치 안내 건수가 25건에 달할 정도로 일반인 응급환자 구조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심정지뿐 아니라 목에 이물질이 걸린 환자도 영상통화를 통해 하임리히 응급처치를 지도해 구조한 사례도 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