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머리 숙이자” 국민MC 말에 난리 난 日우익들

입력 2020-05-07 14:35 수정 2020-05-07 14:55
오구라 토모아키. 야후재팬 캡처

일본 국민 MC로 불리는 방송인 오구라 토모아키(小倉智昭)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책을 언급하며 한국에 도움을 청할 것을 제안하자 일부 보수 우파 네티즌이 공분하고 있다.

비난이 폭주한 오구라의 발언은 6일 후지TV 간판 프로그램 ‘도쿠다네(특종)’에서 나왔다. 진행자인 오구라는 이날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감한 한국은 오늘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며 코로나19에 대응하는 한·일 양국 정부의 차이를 분석했다.

이어 방송에는 점차 일상생활에 활기를 띤 한국의 모습이 그려졌다. 10만명 당 유전자 증폭(PCR) 검사 수를 비교했을 때 일본은 118건인 데 반해 한국은 1198건을 기록하고 있다며 ‘K방역’의 화제성을 조명하기도 했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가 한국은 전체 확진자의 약 6%뿐이지만 일본은 도쿄에만 72%에 달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같은 상황을 전한 오구라는 “한국이 일본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협력할 수 있다고 말한 보도가 있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지난 1일 우리 외교부가 “일본 정부에 대한 정부 차원의 방역물품 지원은 타진하거나 요청받은 바 없다”면서도 “일본은 우리의 가까운 이웃으로 코로나19 대응 등 필요한 분야에서 협력해나가고자 한다”고 밝힌 것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지금 한일 관계는 아주 나쁘지만 이번이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일본이 한국에 고개 숙이고 코로나19 대책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이 끝나자 오구라의 발언은 기사화돼 쏟아졌고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그러자 일부 우익 네티즌들은 분노했다. 그중 몇몇 네티즌은 두 나라 사이에 얽힌 역사적 갈등을 꺼내며 비난했다. 이들은 “오구라는 한국 정부의 무서움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합의 후에도 위안부 동상을 설치한 것, 비정상적인 반일 교육을 아이들에게 강제한 것 등 우리가 고개를 숙이기 전 한국이 먼저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일부는 오구라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을 내뱉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요즘 오구라가 방송하는 걸 보면 발언도 이상하고 생각하는 게 비정상적”이라며 “이제 거의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는 댓글을 썼다. 또 “세세한 것을 따져보면 한국은 일본보다 뒤처져 있다”는 근거 없는 말과 함께 “방송에서 공개 발언을 하려면 조금 더 배우고 오라”고 지적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