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그대로 출발하나… 토론토 ‘임시 안방’ 물색

입력 2020-05-07 12:44
류현진(오른쪽)이 지난해 12월 28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 입단식을 마치고 자신의 등번호 99번을 새긴 어린이용 유니폼을 아내 배지현 아나운서의 몸에 대며 웃음을 짓고 있다. AP뉴시스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올해 새롭게 둥지를 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를 대신해 현재 머물고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에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출발할 가능성이 생겼다. 토론토 구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한정한 ‘임시 안방’을 물색하면서다. 토론토 스프링캠프지인 더니든이 후보로 지목됐다.

캐나다 스포츠매체 스포츠넷은 7일(한국시간) “토론토 구단이 메이저리그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대체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며 “토론토의 스프링캠프 시설을 갖춘 더니든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토론토 구단의 마크 셔피로 사장은 지난 6일 존 토리 토론토시장과 동석한 자리에서 구단의 2020시즌 메이저리그 홈경기 계획에 대해 “구단은 토론토든 다른 곳이든 경기할 수 있는 장소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정부의 외국인 입국 금제가 코로나19 억제로 해제될 때까지 홈구장을 미국으로 옮길 가능성을 암시한 셈이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3월부터 자국과 미국 시민권자를 제외한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양국 시민이 아닌 외국인은 2주간 격리된 뒤 캐나다로 들어갈 수 있다. 지금의 상태로 메이저리그가 개막하면 미국 영내 연고 구단의 토론토 원정경기는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토론토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캐나다를 연고로 두고 있다. 홈구장을 미국 안으로 변경하는 방안이 토론토에서 고려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류현진은 스프링캠프를 위해 방문했던 더니든에서 토론토로 돌아가지 못하고 체류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의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로 더니든에 남을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지난해까지 LA 다저스에서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포수 러셀 마틴의 스프링캠프 인근 자택을 임시 거처로 제공받았다. 류현진은 아내 배지현씨와 마틴의 자택에서 머물고 있다.

캐나다 정부가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해제하지 않은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6~7월 중으로 거론되는 개막 시점을 확정하면, 류현진은 토론토로 돌아가지 않고 미국에서 시즌을 출발할 수 있다. 더니든이 토론토의 임시 안방으로 선택되면 이동하지 않고 그대로 시즌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