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안 돈다. 사람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 소득이 늘어났어도 세금과 사회보험을 제외하고나면 실제 쓸 돈은 줄어들었다.
통계청은 '2019년 연간 지출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지난해 가구당 월 평균 소비지출은 245만7000원으로 조사됐다.
눈여겨 볼 점은 세금과 사회보험 같은 '비소비 지출'은 늘어났으나 상품이나 서비스 구입을 위한 '소비 지출'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소비지출은 2017년 255만7000원에서 2018년 253만8000원 2019년 245만7000원으로 2년째 감소했다. 국민들이 돈은 더 많이 쓰지만 그 돈이 경제 활력을 위한 소비 시장에서 쓰이는 것이 아니라 세금 또는 보험료로 쓰고 있다는 뜻이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소비차이도 극명했다. 월평균 164만7000원 미만을 버는 소득 하위 20%(1분위)는 월평균 102만4000원을 썼고 월평균 627만2000원 이상을 버는 소득 상위 20%(5분위)는 월평균 422만1000원을 썼다. 두 계층의 소비차는 4.1배다
1분위의 경우 식료품·비주류음료 19.9%(20만3000원), 주거·수도·광열 19.5%(20만원), 보건 12.9%(13만2000원) 순으로 높았다. 반면 5분위는 음식·숙박 14.2%(59만8000원), 교통 12.8%(54만1000원), 교육 11.9%(50만4000원) 순으로 돈을 썼다. 저소득일수록 먹고 사는 것에. 고소득층은 여가와 교육 등 문화 생활에 돈을 썼다는 셈이다.
정구현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2017년~2018년과 2019년은 통계 작성 방법이 바뀌었기에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면서도 "향후 연구용역을 통해 면밀히 검토한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