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간 ‘싸커킥’” 또래 집단폭행에 ‘중태’ 빠진 지적장애 중학생

입력 2020-05-07 11:04
사건 당일 CCTV에 찍힌 가해자들의 모습(왼쪽). 오른쪽은 중환자실에 입원한 피해자 윤모군. MBC

지적 장애가 있는 중학생이 또래 2명에게 집단폭행을 당해 중태에 빠졌다.

서울 강동구의 한 중학교 3학년 학생 2명이 다른 중학교에 다니는 동급생을 폭행했다고 7일 MBC가 보도했다. 지적장애 3급인 피해자 윤모군은 키 150㎝에 체중 40㎏으로, 또래보다 체구가 작은 편이라고 한다.

사건은 지난달 19일 오전 4시쯤 윤군의 집 인근 골목에 위치한 건물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가해자 2명은 10여분간 윤군의 온몸을 마구 구타했다. 가해자 중 학교 운동선수인 A군은 윤군의 머리를 집중적으로 걷어찼다. 머리를 축구공처럼 차는 이른바 ‘싸커킥’을 한 것이다. 다른 친구 몇명이 폭행을 말렸지만, 가해자들은 멈추지 않았다.

사건 현장에 출동했던 강동소방서 측은 “(당시 윤군이) 하늘을 보고 누워있었다”며 “이마가 심하게 부어있었고, 정상적인 의식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중증환자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군은 현재 중환자실에 입원해있다. 두 차례의 뇌수술을 받았으나,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팔 부상도 심각해 이런 장애가 평생 갈 수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윤군이 부모님과 여자친구에 대해 모욕적인 말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화가 났다”고 폭행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윤군 가족은 인지능력이 부족한 윤군이 의도적으로 모욕했을 리 없다고 반박했다. 또, 가해자들의 폭행이 지난 몇달간 이어져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A군을 공동폭행 혐의로 지난달 21일 구속했고, 다른 가해자 한 명은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