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 논의했지만…강경화·폼페이오 통화 내용 살펴보니

입력 2020-05-07 05:40
뉴시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6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통화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협력 방안을 비롯한 한반도 정세, 방위비 협상 등을 협의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이번 전화 통화에서 두 장관은 난항을 겪고 있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방위비 협상과 관련해 조속한 타격을 위해 노력하자는 취지의 일반적인 수준에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안다”며 “특별히 이번 통화를 계기로 협상의 돌파구가 열린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앞서 한미 방위비 협상단은 지난 3월 말 지난해보다 13%정도 오른 수준에서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고 두 장관도 이를 승인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면서 최종 타결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미국은 ‘한국이 더 양보해라’고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잠정 합의안 수준에서 추가로 인상하는 데 대해선 부정적인 분위기가 강해 협상이 장기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강 장관은 지난달 27일 판문점 선언 2주년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남북협력의 길을 찾아 나서겠다’며 협력사업 재개 의지를 밝힌 것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에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날 전화 통화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한국이 성공적으로 총선을 개최한 데 대해 축가하고 코로나19 관련 한국의 정보공유와 긴밀한 협력에 대해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강 장관은 지역 감염 사례가 거의 없을 정도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했지만 정부는 방심하지 않고 국민에게 생활방역을 철저히 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대응 관련 경험을 미국 및 국제사회와 적극적으로 공유하겠다고 했다.

두 장관은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보이지만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다. 미국 국무부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도 보도자료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이 코로나19 대유행에 대한 양국의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강 장관과 통화했다”며 “폼페이오 장관이 코로나19에 관한 긴밀한 협력과 정보공유에 대해 강 장관에게 감사를 표했다”고 밝혔다. 다만 국무부는 방위비 협상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