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로 유리 캡슐 식당도 등장
독일 연방관광위원장 “해외 여름휴가 통제되면 가능할 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우리의 생활 양식은 서서히 바뀌고 있다. 일일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줄어가는 추세로 재택격리로 발이 묶였던 사람들이 조심스레 집 밖으로 발을 내디디고 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새로운 일상’이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달 22일 “우리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으며 새로운 일상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달라진 일상을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채우려는 곳도 하나둘 생기고 있다. 5일(현지시간) NL타임즈 등 네덜란드 언론에 따르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미디어매틱(Mediamatic) ETEN’은 새 일상에 발맞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 비건(vegan) 레스토랑은 이달 21일부터 새로운 방식의 다이닝 경험을 제공한다. 전원 예약제로 운영하는 이 식당은 1.5m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3명 이하의 손님은 모두 유리 캡슐 안에서 식사를 하게 된다.
미디어매틱 공동 창업자인 윌름 벨토벤은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네덜란드 전역에 있는 술집과 식당은 재개방 방법을 위해 고심했다”며 “그나마 실현 가능한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이것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3명 이상을 위한 격리 캡슐이 있긴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권장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살아남기 위해 창의적인 방법을 모색했다며 “남은 해 동안 이것마저 할 수 없다면 식당의 문을 닫게 될지도 모른다”며 하소연했다.
영국 소매 협회는 달라진 새 일상에 쇼핑 방법도 바뀔 것이라 예측했다. 제안에 따르면 사람이 붐비는 시내 매장을 피하고 교외 아울렛을 갈 것을 추천한다. 또한, 홀로 쇼핑을 해야 하며 옷을 갈아입는 피팅룸은 폐쇄될 것이라 전했다. DIY 전문 매장인 비앤큐(B&Q)는 이달 2일 16세 미만의 고객 출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옷을 사는 행위 등 소비를 줄여 저금하라고도 조언한다.
제이슨 프라이드 글렌메데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는 포브스(Forbes)와의 인터뷰에서 “발표된 논문들에 의하면 앞으로 펼쳐질 새 일상에서 소비자들은 지출에 좀 더 보수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한국의 4월 말~5월 초 6일간 이어진 황금연휴에 코로나19로 집 밖을 나서지 못했던 사람들은 그동안 억눌러왔던 소비심리를 ‘보복소비’로 나타냈다.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5월 초 연휴 기간(5월 1~6일) 대비 각각 7.5%·3.2%·2.6%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드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봉쇄령이 점진적으로 완화하는 분위기에 곳곳에서 관광산업 재개를 희망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독일 토마스 바라이스 연방관광위원장은 일간 타게스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를 통제할 수만 있다면 여름 휴가를 자국뿐 아니라 인접한 외국에서 보내는 일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단계적 봉쇄완화를 4일부터 시작했으며, 최고의 시나리오는 7월 첫날부터 관광산업을 재개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리스는 유럽연합(EU) 차원에서 합의한 “아주 구체적인 프로토콜”에 따라 관광객을 수용하겠다고 밝혀 관광업계에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여름 휴가에 비행기 이용 등 관광지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꼭 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WHO 코로나19 특사인 데이비드 나바로는 “앞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데 익숙해져야 할 것”이라고 지난달 14일 밝혔다. 사회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집 밖을 나서기 전 마스크 착용은 새 일상을 맞이하는 모습이 될 전망이다.
한편, 실시간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가 집계한 유럽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한국시간으로 6일 오후 기준 149만4564명, 누적 사망자는 14만4125명이다.
국가별 확진자는 스페인(25만561명), 이탈리아(21만3013명), 영국(19만4990명), 프랑스(17만551명), 독일(16만7007명) 순으로 많았고 사망자는 영국(29만427명), 이탈리아(29만315명), 스페인(25만613명), 프랑스(25만531명)에 집중돼 있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