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사과도 없는데…‘견학 재개’ 위해 GP 방문한 통일부 장관

입력 2020-05-06 17:39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6일 경기도 DMZ 평화의 길 파주 구간을 방문해 철거 GP를 점검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6일 비무장지대(DMZ)를 찾았다. 코로나19로 미뤄진 판문점 견학 재개를 위한 점검 목적의 방문이었지만, 북한이 남측 감시초소(GP) 총격에 대해 사흘째 사과 없이 침묵하는 와중에 이뤄진 방문이어서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일부는 이날 김 장관이 판문점과 ‘DMZ 평화의 길’ 파주 구간을 다녀왔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견학이 잠정 중단됐던 DMZ 평화의 길과 판문점의 견학 재개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DMZ 평화의 길과 판문점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방지 목적으로 각각 지난해 9월과 10월부터 견학이 중단됐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6일 판문점을 방문해 견학 재개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김 장관은 판문점을 둘러본 뒤 파주 구간 내 철거 GP도 찾았다. 북한이 지난 3일 중부전선 GP를 겨냥한 총격 사건에 대해 사과든 해명이든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는 가운데 통일부 장관이 GP를 방문한 것은 신중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장관이 방문한 곳과 사건 발생 지역은) 지리적으로 많이 떨어져 있고 사전에 미리 예정이 돼 있던 것”이라며 “이 때문에 (총격 사건이 발생한) 중부전선 GP와의 관련성은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방문 일정을 마친 직후 페이스북에서 “언제나 비무장지대에는 적대의 과거와 평화의 미래가 공존한다”며 “어떤 추위도 어떤 비바람도 이겨내고 어디서나 일상의 평화가 피어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가정보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근 동향과 관련, 김 위원장이 심장 관련 시술이나 수술을 받지 않고 정상적으로 국정 운영을 해왔다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다.

정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브리핑에서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공개활동을 하지 않는 동안에도 정상적으로 국정 운영을 해왔으며, 수술을 포함해 시술을 받지 않았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아무리 가벼운 수술이라도 북한 지도자가 건강관리를 받아야 한다면 4~5주 정도가 걸린다”며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을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올해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횟수가 현재까지 17차례로 예년 동기 평균(50회) 대비 66% 감소한 역대 최소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배경에 대해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군 전력과 당정회의를 직접 챙기는 등 내부 전열 재정비에 집중하고, 코로나19가 겹쳐 공개활동이 대폭 축소됐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이 지금까지 ‘코로나 감염자 0명’ 입장을 견지하지만, 지난 1월 말 국경 봉쇄 전에 북·중 간 인적교류가 활발했다는 점에서 발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국정원은 또 “함경남도 신포 조선소에서 고래급 잠수함과 수중 사출 장비가 지속적으로 식별되고 있으며, 신형 잠수함의 진수 관련 동향도 주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손재호 박재현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