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업계도 벌써부터 서울 용산구 철도정비창 부지에 들어설 주거·업무 복합단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 한복판에 조성되는 미니 신도시급 주거단지가 일대 부동산 시장을 들썩이게 할 거란 예측도 나온다.
용산 주거 복합단지는 공공성이 높은 단지다. 개발 계획이 구체화한 단계는 아니지만 8000가구의 절반 안팎을 공공주택으로 분양할 것으로 보인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8000가구면 헬리오시티(서울 송파구 대단위 단지)급 준 신도시란 얘긴데 청년들을 위한 공공주택으로 잘 활용한다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근 투기 수요를 부추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6일 “용산 정비창이 개발되면 서계동과 청계동 등 용산 전역의 새로운 개발 압박에 대한 기대감도 커져 땅값이 오를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투기 자본이 흘러 들어가고 시장이 과열될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제한된 구역에 너무 많은 시설이 들어서느라 정작 주거단지는 중소형가구 위주로 공급될 경우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비창 일대는 개발 주요 지역으로 이미 주목받았던 지역이고 임대주택이 많이 들어서면 (투기자본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변수로 사업이 지연될 여지도 있다. 정비창 부지는 과거 ‘단군 이래 최대 개발 사업’으로 불렸던 옛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지에도 포함됐던 지역이다. 권 팀장은 “일단은 매물이 줄어들고 시세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투자 가능성도 있겠지만 처음에는 시장을 더 지켜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서울 도심에 공공성 높은 주거복합단지를 조성하는 게 과연 효율적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심 교수는 “공급을 늘리기 위해 용산 같은 입지에 공공주택을 확대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인지는 의문”이라며 “차라리 이 지역에서 최대한 이익을 거둬 서울 다른 지역에 공공주택을 투자하거나 주택 바우처를 확대하는 방법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