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승계·노조·국격” 사과하며 3번 고개 숙인 이재용

입력 2020-05-06 17:28 수정 2020-05-06 18:36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서초동 사옥에서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 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을 사과했다.

이 부회장은 6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때로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오히려 실망을 안겨드리고 심려를 끼쳐 드리기도 했다. 법과 윤리를 엄격하게 준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라며 “사회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데에도 부족함이 있었다. 기술과 제품은 일류라는 찬사를 듣고 있지만,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 이 모든 것은 저희의 부족함 때문이다. 저의 잘못이다”라며 사과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서초동 사옥에서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 문제에 대해서는 “이제는 경영권 승계문제로 더는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법을 어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다.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도 하지 않겠다”며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경영환경이 결코 녹록지 않은 데다가 제가 제대로 된 평가도 받기 전에 제 이후의 승계 문제를 언급하는 것이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경영권 승계를 포기한 이유를 밝혔다.


이 부회장은 노조 문제도 사과했다. 그는 “그동안 삼성의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더는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도모하겠다”고 선언했다.


시민사회 소통에 대해서는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낮은 자세로 먼저 한 걸음 다가서겠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준법 감시에 대해서는 “준법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다. 저부터 준법을 거듭 다짐하겠다.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앞으로도 독립적인 위치에서 활동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서초동 사옥에서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 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부회장은 마지막으로 “최근 2∼3개월간에 걸친 전례 없는 위기상황에서 저는 진정한 국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절실히 느꼈다. 목숨을 걸고 생명을 지키는 일에 나선 의료진, 공동체를 위해 발 벗고 나선 자원봉사자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많은 시민, 이런 분들을 보면서 무한한 자긍심을 느꼈다”며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서초동 사옥에서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마친 후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