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미 현충일을 전후로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제는 경제 재가동에 집중해야 할 시간이라는 것이다. 언론들은 트럼프가 국민들의 생명 대신 경제와 대선 승리를 선택했다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트럼프의 이번 움직임은 미국 내 코로나19 대응의 핵심을 책임지고 있는 중추신경계를 마비시키는 것”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CNN방송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코로나19 TF 폐지 계획을 일제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리조나의 하니웰 마스크 공장을 시찰하며 “위기대응 2단계를 맞아 코로나TF를 해체할 계획”이라며 “TF는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자문 기구로 교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이제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무언가를 만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고글을 쓰고 마스크는 착용하지 않은 트럼프는 코로나TF의 노고를 치하하면서도 “이제는 나라를 다시 여는 데 집중해야 할 시간”이라며 경제 재가동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진정세에 이르지 못한 상태에서 TF를 해체하는 게 옳은 선택이냐는 비판에 대해서는 “TF가 해체돼도 관계자들은 계속해서 팬데믹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고 응수했다.
트럼프는 이어 “우리는 미국을 되찾을 것이다”라며 재차 경제 재가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갑작스런 코로나TF 해체 결정에 언론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NYT는 뉴욕의 사망자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그 외 미국 전역에서는 되레 오르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TF 해체 결정으로 트럼프 정부가 팬데믹 사태를 제대로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그리고 과학자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목소리를 낼 환경을 마련해주고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CNN도 TF 해체 결정을 전하며 “트럼프의 이번 움직임은 미국 내 코로나19 대응의 핵심을 책임지고 있는 중추신경계를 마비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올해 말에 있을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경제를 재가동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