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립 “총선 치른 게 제일 뿌듯…우리 국민 대단하구나”

입력 2020-05-06 17:01 수정 2020-05-06 18:09
사진=뉴시스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된 첫날인 6일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이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그는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면서도 “국민을 믿고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괄조정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는) 겪어보지 않은 일이고 우리나라가 인류가 관심받고 있는 사안을 이렇게 주도하는 것도 처음”이라며 “베끼는 게 쉽지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지금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며 “정부의 지침이 완벽하다고 말할 수 없다. 다소의 위험이 분명히 있을 수 있지만 언제까지 격리하고 차단하는 상황으로 갈 수 없으니 최대한 합리적인 선에서 방법을 찾아보자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침을 처음부터 강제적으로 적용해선 안 되고, 가능하면 권고 수준에서 자율적으로 실천하면서 지침이 정착돼야 한다”며 “어떻게 정부가 일상을 다 책임지겠나. 국민에게 떠넘긴 게 아니라 국민과 함께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총괄조정관은 전문가들도 처음 겪는 질병인 만큼 멈췄던 일상을 되돌리는 일은 보수적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봤다. 학교에서 에어컨을 틀어야 할지 말지에 대해서도 안전을 100% 장담할 수 없기에 정부 당국의 고민이 깊다고 전했다.

사진=뉴시스

정부를 대표해 3개월 넘게 코로나19 브리핑을 맡아온 김 총괄조정관은 4·15 총선을 가장 뿌듯한 일로 꼽았다.

그는 “제일 뿌듯했던 건 총선을 무사히 치른 것”이라며 “외국에선 전국 단위는 고사하고 지방 선거도 다 취소했는데 우리나라는 2000만명이 넘는 사람과 자가 격리자 1만명, 확진돼서 생활치료센터 머무시는 분들도 다 투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선을 진행하며) 두려움이 왜 없었겠느냐”며 “우리 국민이 정말 대단하구나, 자부심을 느껴도 될만 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김 총괄조정관은 자가격리 돼 검사를 받았던 경험도 소개했다. 그는 지난 3월 13일 중대본 주재로 병원장 간담회에 참석했다가 확진자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됐다.

김 총괄조정관은 “드라이브 스루(이동형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했는데 (검체 채취 면봉이) 상당히 깊숙이 들어가서 (선별진료소 의료진도) 레벨D(개인보호구)를 해야겠구나 싶었다”고 했다. “검사를 받고 몇 시간을 기다리면서 ‘잘못하면 해외토픽감인데’ 하고 걱정을 많이 했다”고도 말했다.

그는 또 “3~4명이 모여서 회의를 하면 결정할 수 있는데 (비대면 업무시) 3~4명하고 통화를 해야 한다”며 “새로운 환경이라는 게 쉽지 않구나 (느꼈다)”고 전했다.

이날부터 시작된 생활 속 거리두기는 일상생활을 보장하면서도 코로나19를 차단할 방역을 습관처럼 하는 방역체계를 말한다. 정부는 ‘아프면 3∼4일 집에 머물기’ 등 개인과 집단이 지켜야 할 수칙과 지침을 제시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