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발병한 후 100일 넘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이끌어 온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중대본 제1총괄조정관·사진)이 생활 속 거리두기 시행에 대해 “겪어보지 않은 일이고 다 처음 해보는 것”이라며 “힘든 일이다. 많이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김 차관은 생활 방역과 함께 대면 브리핑이 재개된 6일 기자들과 티타임을 갖고 생활 방역에 대한 부담감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모든 인류가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을 한국이 주도해본 경우는 현대 와서 처음이라고 생각한다”며 “베끼는 건 쉽지만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겁만 내고 있으면 못 가는 건데 비록 두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국민들 믿고 같이 한번 해볼 것”이라며 “만에 하나 문제가 발생해도 우린 이미 학습을 했으니까 노력해서 잘 될 것이라 본다”고 의지를 다졌다.
생활 속 거리두기 실천과 관련해 국민들의 동참을 재차 당부했다. 김 차관은 “권고 수준에서 시작해서 자율적으로 정착되는 게 중요하다”며 “일상을 정부가 다 책임질 수는 없다. 국민에게 떠넘긴 게 아니라 국민들과 함께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4·13 총선을 치른 저력을 믿는다고 했다. 김 차관은 “외국에서는 전국 단위는 고사하고 지방 단위의 행사도 다 취소했는데 우리는 2000만명이 넘는 사람이 역대 최고 투표율을 보였고, 자가격리자 1만명도 참여했다”며 “우리 국민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자부심을 느껴도 될만 했다”고 전했다.
브리핑에 나서면서 느꼈던 소회도 밝혔다. 한창 대구에서 사망자가 많이 나올 때는 1시간 동안 브리핑을 하고 사무실로 돌아가면 온몸이 땀에 젖었다고 했다. 말 한마디 한마디, 표정도 조심해야 했다. 3월 중순에는 방역책임자인 그조차 코로나19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됐다. 다행히 진단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김 차관은 “검사 순서를 기다리는 시간이 엄청 초조했다”며 “14일간 격리돼 혼자 가만히 있다보니 알러지 증상이 있어도 이게 코로나19 증상인가 할 때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분명히 지금은 살얼음판 같은 기분이다. 어제(연휴)까지 접촉이 많았던 상황이 며칠간 지속됐다”며 “감염의 위험은 분명히 있지만 언제까지 격리, 차단하는 상황을 이어갈 수 없으니 최대한 합리적인 선에서 방법을 찾고 있다. 국민 여러분도 의견을 많이 달라”고 당부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