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계기로 국내 중소벤처기업들이 주목받으면서 정부의 벤처기업 관련 행보가 다각화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유망한 R&D기업들에 대한 스케일업 지원을 약속하는 한편 그간 개념정립이 모호했던 소셜벤처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지난 4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팁스타운에서 중소벤처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중소벤처기업의 역할과 대응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음압캐리어 국산화에 성공한 ‘웃샘’ 대표와 바이러스 정량검출기를 개발해 유럽 인증을 획득한 ‘옵토레인’ 대표 등이 참석해 그간의 성과를 공유했다.
이들은 중소벤처기업의 혁신 제품이 사업화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후속 R&D, 스마트공장, 양산자금, 수출 등 정책 지원과 공공부문의 적극적 비축 및 제품 구매를 요청했다. 박 장관은 “K바이오, 브랜드-K 등을 적극 활용해 국내외 마케팅을 대폭 강화하는 등 유망한 R&D기업이 스케일업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기부는 6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소셜벤처’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간 인식이 부족했던 소셜벤처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하고 이를 토대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이다.
중기부는 소셜벤처를 ‘기술성과 혁신성을 보유하면서 사회적 가치도 실현하는 기업’이라 정의하고 소셜벤처로 추정되는 998개사를 발굴했다. 이 중 설문에 응답한 77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8월 기준 998개로 조사된 소셜벤처는 대표자가 20~30대인 기업이 43.1%를 차지하고 업력 7년 이내의 창업기업이 79.1%인 것으로 나타나 청년창업 활성화에 기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최근 3년간 3548명의 신규고용을 창출하면서도 여성과 취약계층의 고용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었다. 여성고용 비율이 49.4%에 달해 남녀 고용비율이 비슷했고, 소셜벤처기업의 절반이 만55세 이상의 고령자와 장애인 등의 취약계층을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벤처는 기술기반업종이 대부분을 차지(80.5%)하고, 절반 이상이 R&D조직 및 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기술성과 혁신성을 함께 추구하는 기업이 상당수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박 장관은 “소셜벤처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보다 정교한 지원정책을 마련하는 등 소셜벤처를 본격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만 국내 벤처기업들은 여전히 정부에 자금조달 문제와 규제 개혁 및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소셜벤처 업계는 가장 시급히 개선돼야할 문제로 자금지원 확대(60.6%)를 꼽았다. 이어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27.0%)과 소셜벤처 인식개선(25.8%) 등도 지적했다.
윤병섭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나타나는 새로운 현상에 대한 기술개발은 벤처기업에서 출발할 것이라 본다. 21대 국회는 규제를 없애는 방향으로 움직여야한다”며 “벤처기업에 대한 전망이 점차 밝아지는 만큼 초기 스타트업에는 정부가 지원을 집중적으로 해주되 걸음마를 떼기 시작하면 자율적으로 클 수 있도록 지켜봐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