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최악’…SK이노 1분기 1조7752억원 적자

입력 2020-05-06 15:54

정유사의 4조원 적자가 현실이 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발표된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SK이노베이션 정유 3사의 1분기 영업적자를 모두 합하면 3조3457억원에 달한다. GS칼텍스는 10일 전후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6일 1분기 영업적자가 1조7752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조1033억원 감소한 수치다. 매출액은 11조16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감소했다.

이같은 실적은 국제유가 급락으로 인해 발생한 대규모 재고 관련 손실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글로벌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부터 약세를 보인 정제마진의 영향도 있다고 밝혔다.

석유사업부문의 영업손실은 1조6360억원으로 1분기 영업손실의 92%를 차지한다. 이 중 재고 관련 손실은 9418억원이다. 화학사업부문도 89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윤활유사업부문과 석유개발사업부문은 각각 289억원, 45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SK이노베이션은 코로나19 종식 시점인 다음달 이후 시장이 정상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동열 SK에너지 경영기획실장은 “수송용인 항공유와 가솔린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분기까지 약세가 심화될 것”이라며 “하반기 이후 시황 변동에 대한 여러 시나리오를 만들고 대응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배터리 사업은 104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말 완공된 중국과 헝가리의 배터리 생산 공장이 올해 초 양산 가동에 들어가면서 초기 가동비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운영 효율화를 통해 직접 분기 대비 영업손실이 75억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소재사업은 전기차용 리튬배터리 분리막 판매의 증가로 270억원의 영업익을 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구성한 글로벌 컨소시엄 외에도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자체 스터디를 진행 중이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