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이천화재 빈소’ 논란 질문에 “저 바빠요”

입력 2020-05-06 15:03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6일 자신의 이천 화재참사 합동분향소 조문 태도 논란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세미나 참석을 위해 국회 의원회관을 찾았다. 취재진이 이천 화재참사 분향소 조문 태도 논란을 묻자 “제가 지금 좀 바빠요”라는 말로 답을 피했다. 별도의 입장을 낼 거냐는 등의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으나 그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 전 총리는 지난 5일 이천 물류창고 화재 희생자 빈소를 찾았다. 한 유가족이 “이번 기회에 법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 의원님이시니까…”라고 하자 그는 “제가 국회의원이 아니에요”고 답했다.

유가족들이 “고위공직자 분들이 오기만 하고 똑같은 의견만 말한다. 대안을 갖고 오지 않는다”고 항의하자 “저의 위치가 이렇다”고 했다. “높은 사람들이 왔다 갈 뿐 구체적 대안을 전해주지 않는다. 이럴 거면 왜 왔느냐”는 유가족들의 불만엔 “장난으로 왔겠느냐. 저는 국회의원도 아니고 일반 조문객이다”고 맞받았다. “사람 모아놓고 뭐 하는 거냐”는 항의에는 “제가 모은 게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응답했다. 이 전 총리는 한 유가족이 “그럼 가라”고 하자 “가겠습니다”라고 답하고 나서 분향소를 빠져나갔다.


이 전 총리 측은 관련 발언에 대해 “이 전 총리가 책임자에게 전달하겠다고 수차례 유족들에게 말한 것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전 총리가 화재 사고에 대한 1차 책임자가 아니기에 현 정부 측에 유족의 의견을 전하겠다는 답변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또 “이 전 총리가 조용히 조문만 하고 오려던 것인데 (실무진) 실수로 방문 사실이 알려졌고 유족들이 기대했던 내용에 부응이 되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며 “그러나 유족들과 대치하거나 말다툼을 했다는 식은 상상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야권을 중심으로 이 전 총리가 ‘메마른 조문’을 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 총리가 공식적인 해명을 피하면서 논란을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