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 미군기지인 강원도 춘천 옛 캠프페이지 부지 일부에서 기름에 오염된 것으로 보이는 토양층이 발견됐다. 해당 부지는 2011년 국방부가 환경오염 정화작업을 마친 뒤 춘천시에 넘긴 곳이다.
춘천시는 최근 캠프페이지 내 문화재 발굴 작업을 진행하는 부지 일부에서 기름 등에 오염된 것으로 보이는 토양층이 발견됐다고 6일 밝혔다. 시는 토양 오염 정도를 확인키 위해 이날 상지대에 성분분석을 의뢰했다. 시는 옛 캠프페이지 부지를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30만2779㎡ 부지를 대상으로 문화재 발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캠프페이지는 2005년 미군 부대가 철수한 이후 봄내체육관 등 일부 시설만 들어섰을 뿐 현재까지 대부분 공터로 남아 있다.
근화‧소양동에 조성된 캠프페이지는 1951년부터 미군이 주둔하기 시작해 2005년 미군이 철수하면서 반환받은 공여지다. 이곳은 반환 결정 직후부터 각종 오염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당시 국방부는 토양오염 조사를 벌여 27개 지역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TPH), 9개 지역에서 벤젠, 톨루엔, 에틸벤젠에 의한 오염을 확인했다. 총 오염면적은 3만64998㎡다. 지하수 오염 조사에서도 모두 23개 관측정 지하수에서 질산성 질소, 테트라클로로에틸렌(PCE), 벤젠 등에 의한 오염이 발견됐다.
국방부는 2009~2011년 한국농어촌공사에 용역을 의뢰해 토양과 지하수에 대해서 정화작업을 진행했다. 토양 정화방법은 오염 토양에 영양분과 수분을 조절해 유류분해 미생물을 활성화시키는 ‘토양경작법’과 고농도의 오염 토양 정화를 위해 직접 열을 가하는 ‘열탈착’ 방식 등으로 진행했다. 이후 시는 2012년 국방부로부터 캠프페이지 환경오염정화 완료 검증 및 준공 보고서를 전달받았다.
하지만 당시 정화 작업을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아니라 국방부가 맡으면서 복원 과정의 투명성 논란이 제기돼 왔다. 춘천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 오동철 운영위원장은 “당시 토양복원 과정을 확인하고 싶었지만 접근 자체가 금지됐고, 제대로 된 정보도 공개되지 않았다”며 “정화를 마친 장소에서 오염이 재확인된 만큼 전면적인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오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토양층은 과거 토양 정화작업이 진행된 곳”이라며 “토양오염 정도를 확인키 위해 전문기관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으며 검사 결과는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