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서울 대학로를 상징하는 연극 브랜드로 자리잡은 ‘연극열전’이 8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시의성을 듬뿍 담은 라이선스 초연작 5편이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과 우란 2경을 오가며 오는 9일부터 펼쳐진다.
2004년 동숭아트센터 씨어터컴퍼니가 발족한 브랜드 ‘연극열전’은 신선한 연극축제 형식으로 큰 호응을 받았다. 2008년 이 축제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공연제작사 ‘연극열전’이 만들어졌을 정도다. 이후 격년으로 진행되다 2015년부터는 홀수 해에는 레퍼토리 작품을, 짝수 해에는 신작을 선보이는 형태로 발전했다. 연극열전 관계자는 “‘연극열전3’까지 누적 관객이 100만명이었다. 그 뒤로 시즌7까지 훨씬 더 많은 관객이 축제에 다녀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시의성 강한 작품들로 꾸려진다는 게 ‘연극열전’ 시리즈의 매력이다. 2020년 짝수 해인 올해는 라이선스 신작 5편이 준비됐다. 먼저 개막작인 영국 작품 ‘렁스’(5월 9일~7월 5일·포스터)는 두 남녀의 대화를 통해 사랑과 출산부터 지구와 환경의 문제까지 바라보게 하는 2인극이다. 영국 작가 덩컨 맥밀런 작품으로, 김동완 이동하 성두섭 이진희 곽선영이 출연한다.
영국 라이선스 작품 ‘마우스피스’(7월 11일~9월 6일)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2018년 영국 에든버러 트래버스극장에서 공연된 최신작으로, 천재 데클란과 슬럼프에 빠진 중년 극작가 리비의 삶을 밀도 있게 그려낸다. 예술작품 창작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와 예술의 진정성을 탐구한다.
영국 오리지널 창작진과 협업으로 선보이는 ‘네이처 오브 포게팅’(8월 21일~9월 7일)도 2017년 런던 국제 마임 페스티벌 전석 매진을 기록한 기대작이다. 치매를 앓는 한 남자의 삶이 아름다운 2인조 라이브 밴드의 선율과 몸 언어로 풀어진다.
이밖에도 국내서 ‘아버지’ ‘어머니’가 소개돼 높은 평가를 받은 프랑스 극작가 플로리앙 젤레르 ‘가족 시리즈’ 중 마지막 작품인 ‘아들(LE FILS)’(9월 12일∼11월 22일),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각본상·남우주연상을 휩쓴 동명 영화 원작 ‘킹스 스피치’(11월 28일~2월 7일)가 관객을 만나려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연극열전 관계자는 “더 늦기 전에 관객과 이야기 나눠야 하는 작품들만을 엄선했다”고 설명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