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근 건강 상태와 관련해 “심장 관련 시술이나 수술 등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올 들어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이 17회에 그쳤지만 이는 김 위원장의 건강 악화가 아니라 북한 내부 전열 재정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보위원회의 비공개 현안 보고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해 “심장 관련 시술이나 수술 등을 받은 것은 없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 등이 제기한 신변이상설을 공식 부인한 것이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공개활동을 안할 때도 정상적으로 국정운영을 해왔다”고 밝혔다고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국정원은 올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개활동 횟수가 6일 현재 17차례로 예년 동기 평균(50회)과 대비해 66% 감소한 역대 최소 수준이라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그 배경으로 “김 위원장이 군 전력과 당정회의를 직접 챙기는 등 내부 전열 재정비에 집중하고, 코로나가 겹쳐 공개활동이 대폭 축소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20일 만에 활동을 재개하면서 올해 첫 현지 지도를 했던 순천인비료공장에 참석한 것은 먹는 문제 해결을 위한 메시지를 보내고 자력갱생의 자신감을 주입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북한의 코로나19 발생 가능성과 관련해선 “김 위원장이 최대 현안인 코로나 방역과 물가 대책 수립, 군기 확립을 지시했다”며 “북한이 지금까지 코로나 감염자 0명 입장을 견지하지만, 1월 말 국경 봉쇄 전에 북중 간 인적교류가 활발했다는 점에서 발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북한은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측은 “북한은 코로나19 확진 진단 장비와 시설,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초기부터 (국경) 봉쇄, 해외 입국자 격리 등 강도 높은 방역조치를 시행했다”며 “국경봉쇄가 장기화되며 북한 생활과 경제 전반에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구체적으로 북한 내 조미료·설탕 등 가격이 급등하고 달러도 상승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올해 1분기 북·중 교역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한 2억3000만달러고, 3월 한 달간 (전년 동기 대비) 91% 급감한 1800여만달러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또 “장마당 개장률도 감소하는 등 상거래 활동이 크게 위축됐다. 수입 식료품 가격으로 평양시민이 생필품 사재기에 나서 백화점과 상점에 인파 나서고 줄서기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북한 내각과 보안성을 중심으로 식료품 긴급수입, 매점매석 방지 등 다양한 물가 안정화 조치를 해서 급등세가 진정되는 양상이라는 게 국정원의 설명이다.
한편 국정원은 북한 내 핵미사일 시설 동향과 관련해 “영변 핵과학연구단지 내 50메가와트(MWe) 원자로는 2018년 말 이후 가동 중단 상태고 재처리 시설 가동 준비 징후는 식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풍계리 핵실험장이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도 특이 동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