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기간 부산 해안가 테트라포드에서 시민이 추락해 숨지거나 의식 불명에 빠지는 사고가 잇따랐다. 테트라포드 출입을 통제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11시 24분쯤 서구 남항대교 수변공원 인근 테트라포드에서 낚시하던 50대 남성 A 씨가 바다로 추락해 119 구조대원이 구조, 병원으로 옮겼으나 의식불명 상태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후 1시 50분쯤 해운대구 마린시티 인근 방파제에서 50대 남성 B 씨가 테트라포드 아래로 떨어져 사망했다. 해운대소방서에 따르면 당시 B 씨는 해안도로와 바다 사이 경계석 위에 누워있다가 테트라포드 사이로 추락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부산에서 테트라포드 사고 출동 건수는 2016년부터 올해 4월까지 158건이 발생했다. 해운대, 청사포, 송도, 민락항 등 테트라포드를 설치한 기초지자체는 낚시 통제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관리하고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낚시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사고를 예방할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테트라포드는 파도나 해일로부터 방파제를 보호하기 위해 쌓아둔 이형 블록으로,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가지(pod)가 4개(tetra)라서 테트라포드(tetrapod)라는 명칭을 가졌다. 사방으로 뻗은 가지가 서로 얽힌 형상 때문에 파도가 부딪힐 때 힘을 분산 시켜 방파제를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방파제 높이에 따라 쌓아 둔 테트라포드는 2~6m가량 하는 구멍이 발생한다. 테트라포드는 표면이 둥글고 해조류 등이 붙어있어 미끄럽고, 추락하면 갇히는 구조여서 수영 여부와 상관없이 탈출이 어려워 ‘바다의 블랙홀’로 불리기도 한다.
부산에서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테트라포드 사고 73건이 발생해 7명이 숨졌다. 해경은 자치단체와 협의해 테트라포드 주변에 울타리를 설치하고 접근을 원천적으로 막는 등 안전 조치를 강화할 방침이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