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정계 복귀를 요청하는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발언에 “통일운동 벌써 싫증났나 보다”라고 비꼬았다.
진 전 교수는 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박 전 대변인이 임 전 실장에게 정계 복귀를 요청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이같이 적었다.
진 전 교수는 1월에도 임 전 실장의 선거지원 활동을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임 전 실장이 당시 더불어민주당 정강·정책 연설의 첫 번째 연설자로 나선 것과 관련해 “감 잡고 도망쳤던 임종석이 벌써 돌아왔다. 권력이 검찰을 완전히 장악해 수사도, 처벌도 받을 염려가 없어졌다는 얘기”라며 “이것이 문재인표로 개혁된 검찰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임 전 실장은 지난 1월 30일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당시 임 전 실장은 선거개입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며 “정말 제가 울산 지방선거에 개입했다고 입증할 수 있나. 못하면 누군가는 반성도 하고 사과도 하고 책임도 지는 것이냐”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4·15 총선을 앞두고는 민주당 후보자들의 유세를 돕기도 했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지난해 11월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당시 발표한 입장문에서 “예나 지금이나 저의 가슴에는 항상 같은 꿈이 자리잡고 있다. 한반도 평화와 남북의 공동번영이다”라며 “제겐 꿈이자 소명인 그 일을 이제는 민간 영역에서 펼쳐보려 한다. 앞으로의 시간은 다시 통일운동에 매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 글이 사실상 정계 은퇴를 뜻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흘러나왔다.
박 전 청와대 대변인은 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임 전 실장의 정계 은퇴를 거론하며 “개인적으로 칭찬하고 싶다”면서도 “그가 말한 ‘제도권 정치를 떠난다’는 것은 ‘총선 불출마’를 의미한다고 생각한다”며 제도권 정치 복귀를 요청했다. 그는 “‘제도권 정치를 떠난다’는 말은 우리가 그날 밤 나눈 대화의 내용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민간영역이라 하더라도 남북문제는 본질적으로 정치의 영역이다”라고 적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