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직원들은 마스크 착용
백악관 “공장서 ‘마스크 쓸 필요없다’ 알려왔다”
미국 보건당국, 마스크 착용 권고와 ‘배치’
트럼프 “완벽하지 않더라도 정상화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위치한 하니웰 마스크 공장을 방문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38일 만의 외부 활동 재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방문한 하니웰 마스크 공장은 N95 마스크를 생산해 미국 연방정부에 공급하는 업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처를 위해 필수장비를 생산하는 곳인 셈이다.
이번 방문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를 착용할지 여부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문 전 “공장 규정이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것이라면 마스크를 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공장 내부를 둘러보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고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이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안전 고글은 착용했다.
CN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장 내부를 돌아다닐 때 하니웰 공장의 직원들은 마스크를 쓰고 근무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는 이 공장 내부에 오는 모든 사람들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라는 신호로 보인다고 CNBC방송은 지적했다.
그러나 백악관 당국자는 하니웰 공장 측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참석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장에서 한 연설에서 “시민들의 엄청난 헌신 덕분에 우리는 (확진자·사망자) 곡선을 평평하게 했고, 수많은 미국인의 생명을 구했다”면서 “우리나라는 이제 전투의 다음 단계에 와 있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옹호한 지역 식당 주인을 비롯해 일부 인사들을 연단에 불러 발언하도록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감염 우려 탓인지 트럼프 대통령과 떨어진 곳에 설치된 마이크를 사용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 국민은 우리의 전사다”라며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미국은 곧 다시 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정상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장 방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과 관련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지난달 3일 미 국민들에게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등 안면 가리개 착용을 권고한 것과 배치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발표를 자신이 직접 전할 때조차 “좋은 조언일지라도 나는 그것(마스크)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약한 지도자 이미지를 줄 뿐 아니라 코로나19 대처를 잘못해 피해를 확산시켰고, 불필요한 공포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공개석상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을 단 한번도 보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장 방문을 통해 외부 활동을 공식 재개했다. 그는 버지니아주 노퍽에서 지난 3월 28일 열렸던 미국 해군 병원선 출항식 참석을 끝으로 외부 행보를 중단했었다.
그가 외부 활동 재개의 장소로 이 공장을 잡은 데에는 다목적 포석이 깔려있다. 코로나19 대처에 주력하면서도 경제 정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