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국에 검사 키트 보내준 것 자랑스러워”
내퍼, 북한에 “외교의 문 열려 있다” 대화 손짓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는 5일(현지시간) 타결이 지연되고 있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우리(미국)는 지금까지 매우 유연했다고 생각한다고만 말하겠다”면서 “우리는 한국 쪽에서도 일정한 유연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이날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한반도 관련 화상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말을 아끼면서도 한국 정부의 유연성을 촉구하는 방식으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했다. 미국 국무부는 내퍼 부차관보의 입을 통해 한국에 대한 증액 압박을 공개적으로 재개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우리 지도자들이 최근 얘기를 나눴고, 우리는 앉아서 협상할 방법을 계속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우리는 항상 공개적으로 협상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협상 상황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나는 지금쯤 이것이 마무리되기를 선호했다”면서 타결 지연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포괄적으로 타결된다면 한국 국회에서 비준 동의안이 빨리 처리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내퍼 부차관보는 한·미·일 협력과 관련한 질문에 “우리의 힘이 한국·일본 모두의 동맹 관계에서 온다는 말은 절대적으로 옳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을 포함한 궁금증이 생겼을 때도 서울과 도쿄의 동료들과 긴밀한 정보 공유와 협력을 했다”면서 “미국은 동맹들로부터 엄청난 혜택을 보면서 확실히 전진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북·미 비핵화 협상 전망에 대해 “북한이 무슨 결론을 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외교의 문은 열려 있다고 말하겠다”면서 “우리는 북한과 다시 한 번 앉을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는 외교에 전념하고 긴장의 평화적 해결에 전념하고,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해결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이 전화에 응답하거나 협상에 복귀할 가능성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답을 피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한국의 4·15 총선과 관련해선 전염병 대유행 기간 어떻게 선거를 치를지에 관한 모범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선거 실시에 대해 “동료 민주주의 국가들이 연구하고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서 압도적 다수를 확보했다”면서 적어도 당분간 소득주도 성장을 포함한 다른 경제사회적 우선순위를 다루는 데 있어 “확실히 그의 돛에 바람을 불어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서도 “모범국가로 떠올랐다”면서 한국 정부가 미국에 75만개의 검사 키트를 보내는 데 미국을 우선시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며 20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과 관련해 김 위원장이 실제로 행사에 참석한 것이 맞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차 석좌는 김 위원장이 가장 최근 이 비료공장을 방문했던 지난 1월과 최근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최근 위성사진에서는 눈이 녹아 있고 지난 1월 부분적으로 건설됐던 공장이 완공된 모습을 보인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