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미국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며 돌발 행동을 일삼아 경찰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NBC 방송은 5일(현지시간) 미시간주에서 상점 직원의 셔츠에 코를 닦은 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남성은 지난 2일 마스크 미착용 상태로 동네 매장인 ‘달러트리’에 들렀다가 직원으로부터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는 얘기를 들었다. 현재 미시간주에서는 코로나19 행정명령에 따라 모든 상점 직원과 고객의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다.
그러나 이 남성은 돌연 직원이 입고 있던 셔츠에 자신의 얼굴을 문지르고 코까지 닦은 뒤 “이 셔츠를 마스크로 쓰면 되겠다”고 말했다. 이후 상점에서 나갈 때까지 소란을 피웠다. 경찰은 매장 내 CCTV에 잡힌 남성을 추적해 체포했다.
지난 2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카운티에서는 한 남성이 백인우월주의 단체인 ‘큐 클럭스 클랜’(KKK)의 고깔모자 형태 두건을 쓰고 식료품 매장을 활보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샌디에고 카운티 역시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나 가리개를 착용하라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는데, 마스크 대신 KKK 두건을 쓰고 나타나 이같은 방역 조치를 조롱한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식료품점 직원들은 이 남성에게 수차례 두건을 벗어달라고 요구했지만, 이 남성은 이를 거부했다.
샌디에이고 카운티 경찰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증오나 편협한 행동을 용납하지 않는다”며 이 남성을 형사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고객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청한 상점 직원이 총격 살해되는 사건도 있었다. CNN방송에 따르면 지난 1일 미시간주 플린트 소재 저가제품 매장의 경비원은 한 여성 손님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손님은 경비원과 말다툼을 벌인 후 매장을 떠났고, 20분 뒤 남편과 아들을 대동한 채 돌아왔다. 손님의 남편은 왜 자신의 아내에게 무례한 언행을 했냐며 경비원에게 소리쳤다. 그러던 중 흥분한 손님의 아들이 경비원을 향해 총을 쐈다.
경비원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경찰은 사건 직후 여성 고객을 체포했으며, 달아난 남편과 아들을 추적 중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